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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이건 기네스북 감이야…'

입력 2018-12-26 21:41 수정 2018-12-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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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55년 아일랜드의 한 맥주회사가 처음 출간한 책의 이름은 '기네스북'

이 양조회사의 사장은 새 사냥을 하다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시작은 그러하였으나 각종 기록은 분야를 넘나들었고 끝없이 타인의 기록을 깨고 싶은 인간의 욕망 때문일까.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어 전 세계에 전파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과 가장 작은 사람은 물론 입에 빨대 많이 넣기, 길게 손톱 기르기, 고소 많이 하기 등등…

'생명에 위험을 주는 기록'
'과도한 식사·음식 낭비'
'기록을 깨기 위한 불법적인 활동'


도전자가 넘쳐나다 보니 기네스북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생명을 거는 위험한 행위는 등재하지 않는다는 원칙까지 만들었다고 하는군요.

아마 이들이 세운 기록 또한 기네스북에 정식으로 기록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국내 최장 굴뚝 고공농성 기록
- 408일 (차광호 스타케미칼(스타플렉스) 노동자 / 2014년 5월 27일~2015년 7월 8일)
- 410일 (홍기탁, 박준호 파인텍(스타플렉스) 노동자 / 2017년 11월 12일~현재)


408일, 아니 오늘로 410일…

75m 높이 하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 두 명의 노동자.

비록 그들은 '이건 기네스북감이야'를 되뇌었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생명을 내건 위험한 행위일 테니까요.

또 노동자의 파업 이야기인가 누군가는 눈살을 찌푸리겠지만…

그들이 하늘 위로 올라간 이유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 이었습니다.

3년 전에 끝났던 408일의 고공 농성 당시 정리해고를 중단하고 공장을 정상가동하겠다는 회사의 약속은 어디론가 증발한 지 오래.

'이건 기네스북감이야'라고 되뇌었다는 그 마음의 근저에는 기록을 세워서라도 알리고 싶은 마음과 최소한 예전에 만들어놓은 기록을 깨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교차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결코 도전하고 싶지 않고, 갱신하고 싶지 않은 그 기록은 하필 크리스마스 날 깨어져 쓸쓸한 노동의 기록, 그러나 기네스북에는 오르지 못할 아니 사실은 오르기를 원치도 아니할 기록으로 남게 됐습니다.

따지고 보면, 기네스 기록이란 한낱 어느 양조회사 사장의 새 사냥길에 떠오른 가벼운 아이디어…

60여 년이 지난 2018년의 추운 겨울 한국 땅 어느 하늘 속에서 두 사람의 노동자가 무언가를 손꼽아 기다리며 자신이 만든 책 이름을 되뇔 줄 알았을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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