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노부모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가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2일 경찰에 구속됐다.
그러나 범행 동기가 석연치 않아 경찰은 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양주경찰서는 2일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임모(47)씨를 구속했다.
임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20분께 진접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버지(75)와 어머니(74) 그리고 자신의 아들(15) 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지난달 29일 구리시내 한 모텔 객실에서 흉기로 자해한 뒤 쓰러져 있는 임씨를 검거했다.
치료 중인 임씨는 2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구급차를 타고 와 "잘못했다. 처벌받겠다"며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경찰조사결과 임씨는 안방에 누워 있던 어머니를 먼저 살해한 뒤 비명을 듣고 달려온 아버지도 '죄송하다'며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임씨는 다시 작은 방으로 건너가 잠에서 깬 아들도 살해했다.
임씨는 경찰에서 신변을 비관해 3개월 전 자살을 결심했고 사건 당일 아침 집을 나섰다가 돌아와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임씨가 '일이 안 풀려 자살을 결심했는데 남아있는 부모님과 아들이 고생할 것 같아 함께 죽기로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임씨에게는 부모님을 돌볼 형이 있고 아들에게는 3년 전 집을 나간 아내가 있어 범행 동기로 부족하다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범행 시점도 의심스런 구석이 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임씨는 1년 전 개인택시를 판 돈 4천만원으로 생활하면서 2~3일에 한번씩 집에 들어왔으며 한달 전 형에게 500만원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가 지난달 28일 오후 4시10분께 형에게 "미안하다. (부모님이 있는) 집에 가보라"고 전화했고, 형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10분 뒤 현장에 도착해 시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경찰은 임씨가 사건 전날에도 집에 있었고 매일 새벽 운동을 나가던 부모도 사건 당일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임씨가 범행 후 아파트 관리비를 낸 점도 의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한편 임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등을 재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임씨의 진술에 앞뒤가 맞지 않지만 일단 신병을 처리했다"며 "자해할 때 장기가 손상돼 아직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이틀 정도 회복기간을 가진 뒤 재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