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코로나 추석'에 띄운 시민들 편지…위로에도 'n차 감염' 있길|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입력 2020-10-03 19:55 수정 2020-10-19 13:2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픈마이크, 이번엔 여러분의 목소리를 담아왔습니다.

[2018년 추석 (JTBC '뉴스룸') : 어떤 소원을 비셨는지만 여쭤보고 마치겠습니다. 오늘 비신 소원은 뭘까요?]

[2018년 추석 (JTBC '뉴스룸') : 우리 가족 건강하고, 우리 두 딸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기를 빌었습니다. (꼭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저희 뉴스룸은 추석이 되면 이렇게 고궁에 달구경 나온 시민들을 만나 무슨 소원 비셨는지 묻고는 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과 소통하며 저희가 추석을 기리는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달구경은 당연하고, 고향 내려가는 것도 포기한 분들 많죠. 지난 시간이 힘들었던 만큼 가족이, 고향이 주는 위로는 더 간절한데 말입니다. 그래서 오픈마이크가 여러분의 추석 인사를 대신 담아왔습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에게 띄우는 '작은 위로', 함께 보시죠.

[기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어르신.

올 추석은 고향도, 선친 묘소도 못 갔다고 하는데요.

추석 인사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영상 편지를 부탁하니 자식도, 친구도 아닌 사람에게 편지를 띄웁니다.

[의료진에게 : 무서운 코로나 질병을 앞장서서 막아주셔서 우리 국민들이 무사히 지내는… 항상 감사합니다. 아무리 바쁘시더라도 추석날은 좀 쉬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의료진의 희생에 감사하며 집에 머물기로 한 시민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띄워 보냅니다.

[어머니에게/두준열 : 어머니, 안녕하세요? 내려가 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어머니, 항상 사랑합니다.]

[할아버지에게/김훈일 : 할아버지 구순 축하드리고 건강하세요.]

[조카에게/권혁배 : 노윤아 삼촌이 (코로나 끝나면) 꼭 보러 갈게 기다려, 사랑해!]

[오랜 벗에게/이경열 : 아, 우리 기복아, 영서야, 대수야. 금년 농사 잘 지었냐? 나도 퇴직했다. 곧 시골에 내려갈 예정이다. 그때 보자. 안녕!]

고궁에 현장학습 온 아이들은 누구에게 편지를 보낼까요?

[할머니에게/이서우 : 할머니, 저 할머니가 해주신 음식 먹고 싶어요. 나중에 코로나 끝나면 할머니 뵐게요.]

할머니만큼이나 '할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아이들.

너도나도 먹고 싶은 추석 음식을 댑니다.

[김민관·이기환 : 갈비요. (친구는?) 송편이요.]

그때 광화문 광장 카메라 앞에, 애교 많은 진돗개 한 마리가 섰습니다.

최근 개 농장에서 구조해 온 2살 '산하'인데요.

추석이라는 건 당연히 모르겠지만, 외국에 있는 아픈 가족 때문에 주인 마음이 심란하다는 건 아는지, 늘 곁을 든든히 지켜준다고 합니다.

[독일에 계신 시외할머니에게/이정원 :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건강 빨리 회복하시길 바랄게요.]

코로나와 함께한 지난 8개월, 안 힘든 사람 찾는 게 더 힘들죠.

취업을 준비하는 20대 청년은 스스로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나 자신에게/이연지 : 그래도 중간에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으니까, 앞으로 너도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러니까 끝까지 파이팅 하자!]

30년 가까이 아이들 준비물을 책임져온 문방구 사장님은 이제는 학부모가 됐을 꼬마 손님들이 '코로나 돌봄 공백'을 잘 이겨내고 있는지 안부를 전합니다.

[학부모가 됐을 꼬마 손님들에게/금종순 : 이제 학부형이 됐겠지? 그 사람들이? 뭐, 영상편지, 나 지금까지도 장사하고 있다. 근 30년이 돼 가는데 그냥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지나가면 들러줘.]

자영업자들, 특히 힘들었죠.

힘들어 본 사람이 남들 힘든 것도 안다고, 카페 사장님은 '힘내세요'라고 적힌 작은 깃발을 꽂아놨습니다.

그런데 물어보니 사장님도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송진우 : 이거는 사실은 저희 동네 다니시는 요구르트 아주머님이 주신 거예요. 우유 넣어주실 때 이거를 하나씩 만들어서 넣어주시는 것 보고 감동을 받았거든요.]

예상치 못한 요구르트 아주머니의 위로, 사장님을 통해 취재진에게도 전해졌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완벽한 타인이 준 위로지만, 그 전파력은 코로나19만큼이나 강하네요.

그런데 이 사실을 어린 학생들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현소 : (그 가방은 왜 다 앞에 메고 있는 거예요?) 이게 바로 학생의 상징이라는 거죠.]

가방 메는 법을 알려준 아이들에게 영상편지를 부탁하니, 받는 사람이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에게/이지원 : 우리나라 사람들이요. 비 온 뒤에는 언제나 햇빛이 뜨는 것처럼, 코로나가 끝난 뒤에는 언젠가 그런 행복한 일들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다들 마스크 때문에 답답하시겠지만 즐거운 추석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보내는 이 작은 위로들이 전파를 타고 널리 퍼져서 이 위로에 2차, 3차, n차 감염되길 바라봅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인 만큼… 다시! 모두가 힘든 상황인 만큼 다 같이 힘냅시다! 하나, 둘, 셋 파이팅!]

(영상디자인 : 강아람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연출 : 홍재인)

관련기사

[오픈마이크] 추석에 제주만 30만명?…의료진은 "설 이후 못 본 아빠, 보고파" 눈물 [밀착카메라] "TV 속 의료진, 우리 아들일까…" 의료진 가족들의 메시지 땀에 퉁퉁 불어버린 의료진 손…폭염 속 힘겨운 사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