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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반대 단체, 헌재 앞 극력시위…사망·폭력으로 얼룩

입력 2017-03-10 23:10

안국역 인근에서 경찰과 정면충돌

경찰·취재진·시민 다수 폭행당해

과격 시위 속 사상자 속출·2명 사망

경찰, 불법시위 관련자 7명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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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 인근에서 경찰과 정면충돌

경찰·취재진·시민 다수 폭행당해

과격 시위 속 사상자 속출·2명 사망

경찰, 불법시위 관련자 7명 조사 중

탄핵반대 단체, 헌재 앞 극력시위…사망·폭력으로 얼룩


탄핵반대 단체, 헌재 앞 극력시위…사망·폭력으로 얼룩


탄핵반대 단체, 헌재 앞 극력시위…사망·폭력으로 얼룩


헌정 사상 첫 '파면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들이 서울 도심에서 폭력을 동반한 과격 시위를 벌였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10일 오전 11시29분께부터 오후 6시24분께까지 약 7시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 시위했다. 탄기국은 지난해 11월19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17차례 탄핵반대집회를 열어온 친박(친박근혜) 연대체다.

이날 시위대는 헌법재판소(헌재)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취재진, 시민들을 폭행했다. 시위 과정에서 사상자도 발생했다. 앞서 탄기국은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 흘리는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던 바 있다.

탄기국 측 시위대는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전부터 안국역 4번과 5번 출구 인근에 자리를 잡고 '탄핵 각하'를 외쳤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 연사들은 탄핵 기각 또는 각하를 자신하면서 야당 대선주자들과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폄훼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탄기국 측은 생중계가 이뤄진 탄핵심판 선고도 관람 않고 집회를 진행했다. 그러다가 오전 11시24분께 돌연 행사를 중단했다. 헌재가 탄핵심판을 인용, 헌정 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연단에서 탄기국 정광용 대변인은 "헌재 재판관 8명은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고 불의와 거짓의 선을 들었다"고 부르짖었다. 이어 무대에 선 사회자들이 "헌재로 쳐들어가자" "뒤쪽은 청와대로 진격한다" "돌격. 우리가 접수하자"며 시위대를 선동했다.

시위대는 헌재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면서 안국역 인근에서 경찰과 정면충돌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차벽과 차단벽을 세워놓고 있던 상황이었다.

시위대는 나무 막대기와 철봉 등을 휘두르면서 경찰을 폭행했다. 아울러 차벽을 구성하던 경찰 버스을 파손하고 차량을 밧줄로 묶고 끌어내리려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경대원 9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시위대는 취재진도 무차별 폭행했다. 시위 참가자 한 명은 연합뉴스 사진부 이모(45) 차장을 취재용 철제 사다리로 구타했다. 일본 외신통신사 송모(52) 기자, 서울신문 박모(34) 기자를 비롯해 다수 기자들이 시위대의 폭행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탄기국 주최 측은 연단에서 시위대를 선동했다. 이들은 군가를 점차 크게 틀면서 대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연단에 선 사회자는 "명령에 좀 따르라. 버스를 넘겨야 갈 것 아니냐. 따지지 말고 빨리 가라. 버스 넘기고 그 다음에 돌격이다"라며 참가자들을 다그쳤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평화시위를 하는 데 왜 막느냐" "여자들이 앞으로 오라" 등의 말이 오갔다. 참가자 일부는 길가던 시민들을 향해 "넌 왜 국기를 안달고 있느냐" "빨갱이 아니냐"며 시비를 걸기도 했다.

경찰은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와 이를 선동한 탄기국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오후 7시 시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탄기국 시위 관련 불법 행위자는 7명이다. 경찰은 집회 발언 등을 기초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시위 중간 사상자도 속출했다. 이날 낮 12시54분께 시위대 김모(72)씨가 경찰 소음관리차량 위에 설치됐던 스피커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이 사고가 시위대 정모(65)씨가 경찰 버스를 탈취해 차벽에 충돌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오후 6시30분 용의자 정씨를 도봉구에서 긴급체포해 서울 종로경찰서로 넘겼다.

낮 12시15분께 안국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시위대 김모(60)씨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탈진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진 시위대도 많았다.

경찰은 시위 양상이 격해진 오후 2시21분께 캡사이신을 살포하면서 진압에 나섰다. 이후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연단 발언을 이어갔다.

시위대는 공식적인 행사 종료 시각인 오후 6시24분께 넘어서도 자리에 앉아 연좌 농성을 시도하거나 경찰에 항의를 이어갔다. 일부 시위대는 안국역에 진입해 경찰을 상대로 '빨갱이'라고 부르거나 교복 입은 고등학생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탄기국은 다음 집회를 11일 오후 2시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기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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