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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용판 "윤석열, 국정원 댓글 수사 사과해야"

입력 2021-04-28 19:32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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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국민의힘 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첫 공개비판이 나왔습니다. 김용판 의원이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을 언급하면서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게 과오를 사과하라고 요구한거죠. 윤 전 총장에 한동안 가려졌던 국민의힘 대선 후보군들은 슬슬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려는 모양새인데요.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들을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사퇴 이후 한 달 이상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요새 공부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여론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는데 아직 한 발을 내딛기는 조심스러운 모양인데요. 빈수레가 요란한 꼴을 보여선 안 된다고 생각한 걸까요. 주로 서울 서초동 집에 머물며 전문가들이 보내온 책이나 정책 보고서 등을 읽고 있다고 하는데요. 경제·외교·안보·복지 등을 총망라하며 내공 쌓기에 공을 기울이는 듯합니다. 사실 사법고시는 시험 범위가 있지만 대선 공부는 범위가 없죠. 특히 가까운 전문가들과는 메신저나 통화를 주고 받으며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폭과 깊이, 둘 모두 잡겠다는 심산인가 봅니다.

[김성한/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음성대역 / 중앙일보 인터뷰) : 윤 전 총장이 나노기술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더라고요. 특히 반도체 전쟁에 관해선 고민을 많이 했고 내가 한 수 배우다시피 했습니다.]

정치권, 그중에서도 특히 야권은 윤 전 총장의 활동 재개 시점에 주목하고 있죠. 상당수는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 구성을 마치고 국민의당과 합당을 본격 추진할 때가 적기가 아닐까 예상은 하고 있는데요. 대략 5월 말이나 6월 초쯤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맘때부터 여야 모두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체제에 돌입하기 때문일 텐데요.

[JTBC '뉴스룸' (지난 13일) :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특히 여야 모두 당내 개혁이나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 아니냐'고 했습니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여야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느 쪽으로 어떻게 결합을 할지 생각을 정리 중이란 뜻으로 해석됩니다.]

일단 윤 전 총장은 야권의 대선 주자로 분류되고 있죠. 윤석열 쟁탈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윤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한 야권 내 물밑 경쟁이 치열한데요. 국민의힘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건 마찬가지고요. 그렇다고 국민의힘 모든 구성원들이 윤 전 총장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윤 전 총장의 등판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이른바 '샤이 반윤'도 있습니다.

[김용판/국민의힘 의원 : 한때 저 김용판에게 국기문란범이라는 누명을 씌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 검찰만이 정의와 공정과 무오류의 화신으로 착각하는 또 다른 내로남불로서, 이런 인식이야말로 바로 법치주의와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3년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았던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입니다. 김 의원과 윤 전 총장의 악연을 잠시 살펴보면요. 김 의원의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로 올라갑니다. 당시 김 의원은 경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시킨 혐의를 받았는데요. 김 의원은 국회 국정조사에도 불려갔었죠.

[박범계/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8월 16일) : 민주당이 원한 게, 댓글이 나왔는데, 지지·비방 글이 나왔는데 그것을 묵혀 달라고 원한 겁니까?]

[김용판/전 서울지방경찰청장 (2013년 8월 16일) : 당시에 그 컴퓨터에서 소위 말하는 당시 대선 후보를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를 비판하는지에 대한 댓글이 있느냐 없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저희들은 분석 결과 그대로 발표한 것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마는 저는… (어디 함부로 거짓말하십니까? 댓글이 다 나왔는데도…) (조용히 해!)]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게 검찰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었습니다. 검찰은 김 의원을 2013년 6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는데요. 그러다 1년 반쯤 지난 2015년 1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사건을 언급하며 윤 전 총장에게 과물탄개(過勿憚改)를 요구했습니다. 정치부 기자를 하려면 한자성어를 많이 알아야 하나 봅니다. 과실을 범했으면 즉시 고치라는 의미인데요.

[김용판/국민의힘 의원 : 문재인 정권과 함께 적폐수사를 현장 지휘했던 윤석열 전 총장께서는 '친검무죄, 반검유죄'인 측면이 전혀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였다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사과할 일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과물탄개'의 전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내에서 윤 전 총장이 검사 시절 수사 내용을 겨냥해 공개적으로 불만 표출한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김 의원은 반윤이면서 친김종인이었나 봅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처럼 자강을 내세우며 당내 주자를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용판/국민의힘 의원 : 우리 당에는 정말 보배 같은 분들이 많습니다. (민주당의) 몇몇 거론되는 분과 차별화되는 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누구나 당선 후보자가 되면 당선될 수 있는 이런 문화를 키우는 것이 공당이고 한때 우리가 집권했던 당이고 수권정당의 자세지. 윤석열만이 대안이고 답이다, 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고…]

김 의원의 응원에 힘입은 걸까요? 국민의힘 소속 대선 주자들도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특히 부쩍 공개 활동을 늘리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입니다. 지난 2월 대담집 형식의 참회록 '나는 죄인입니다'를 발간하며 여의도 복귀 기회를 엿봤는데요. 당내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내진 못하면서 나홀로 몸풀기에 그쳤지만요. 국민의힘이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뒤부터는 SNS와 대외 활동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에는 소상공인의 손실 보상을 소급 적용하라며 농성 중인 최승재 의원을 응원하러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 26일) : 최승재 의원도 지금 많이 몸이 여위었네요. 지금 단식하고 있는 분 있어요? 가서 잠깐 볼까요? 고생이 많으십니다.]

최 의원은 황 전 대표가 자유한국당 시절 영입한 인사입니다. 최 의원은 황 전 대표에게 방명록 서명을 부탁했는데요. 여기서 이런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황교안/전 미래통합당 대표 : 류호정은 어디 의원이에요?]

황 전 대표, 여의도를 잠깐 떠나 있었다지만 정말 류호정 의원을 몰랐던 걸까요. 류 의원, 21대 최연소 국회의원입니다. 이렇게 화려한 의상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고요. 삼성 임원이 기자증을 발급받아 국회를 드나든 사실을 폭로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류 의원은 SNS에 '분발하겠읍니다'란 답을 남겼는데요. '읍니다', '습니다'의 옛 표현이죠. 요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어르신들의 글투나 맞춤법을 따라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읍니다'도 종종 재미 삼아 쓰곤 합니다. 류 의원, 황 전 대표와 자신의 세대 차를 강조하려는 듯 일부러 '읍니다'라고 쓴 거 같군요. 그런데 황 전 대표가 이 게시물에 댓글을 남겼습니다. "의원님을 왜 몰랐겠나"라며 "고마워서 반어법으로 얘기한 것인데 표현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수습했는데요. 복국장이 늘 강조하는 것처럼 연기학원을 다녀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여담이 길었는데요. 황 전 대표가 이렇게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하는 것 같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내용은 들어가서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김용판, 윤석열 '과거사' 첫 공개비판…황교안, 대선 행보 본격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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