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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가가 본 '풍계리 폭파'…규모와 의미는?

입력 2018-05-24 22:02 수정 2018-05-24 23:21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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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풍계리 폭파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전해온 바에 따르면 내일(25일) 아침 6시나 7시에 원산에 도착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갈 때 15시간 걸렸다는 것을 계산해보자면 올 때도 15시간 걸린다는 전제하에 오후 3시 전후해서 풍계리를 떠났다는 얘기가 되고, 기자들이. 내일 아침 6시나 7시 정도에 원산에 도착하면 거기서 곧바로 오늘 찍은 폭파 상황을 영상으로 전파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내일 아침에 저희들도 자세히 그 영상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쇼일까요, 아닐까요. 왜냐하면 쇼라는 주장도 많이 있어왔기 때문에. 그 질문을 오늘 나온 분께 먼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오랜만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안녕하십니까?]

[앵커]

쇼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쇼일 가능성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감추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완전히 감출 수가 없고 나중에 다 드러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감추는 게 있다면 뭐가 있다는 말씀일까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번 갱도 같은 것이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통 실험을 할 때 거기서 다 측정을 하고 분석을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증거들은 북한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그것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폐쇄한다면 우리가 볼 수 있는 내용이 적을 수가 있는데 우리가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핵물질을 무엇을 썼느냐. 플루토늄이냐 우라늄이냐. 우라늄이라면 고농축으로 하면서 농축도가 어느정도 되느냐, 그것을 볼 수가 있고요. 또 하나는 수소폭탄 실험을 한다고 했을 적에 리튬6를 사용했는데 그 농축도가 얼마나 되느냐. 중수소, 삼중수소를 썼느냐 안 썼느냐 얼마나 썼느냐. 이런 것까지 볼 수 있는데 그것들이 그 안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감춘다고 했는데 북한이 이것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나중에 정상에서 시추를 해서 기폭실에 파고 들어가서 거기서 샘플 채취하면 그것을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완전히 감출 수가 없다는 그런 의미가 되겠습니다. 또 사찰 검증 과정에서]

[앵커]

감추려 의도했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감출 수가 없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죠. 그래서 핵실험 중간에 측정한 결과들은 신고, 검증 절차에 의해서 우리가 받아야 합니다. 그것은 정당한 비핵화의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당연히 그런 절차를 요구할 것이고 북한도 그 부분에 있어서 의심을 받을 바에야 본인들이 실제로 이것을 다 폐기할 생각이 있다면 거기에 응할 수도 있겠죠. 그렇죠?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번 갱도를 폭파시켰다는 그 자체가 그런 것에 대한 사전에 협의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앵커]

그래서 2번 갱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말씀이군요.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바로 그 문제가. 그러니까 쇼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떠나서 예를 들어서 갱도만 막아버렸다면, 입구만 막아버렸다면 쇼다. 그런데 이제 아까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전해 온 내용에 따르면 입구에서 폭파하는 것과 함께 그 내부에서도 두세 번의 폭발음이 들렸다 하는 거니까 내부도 폭발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는데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런데 그거는 애매합니다. 2번 갱도를 폭파시킨 다음에 폭발음이 2번 들렸다고 얘기했거든요. 2번 갱도는 안을 폭파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그거는 안에 방사능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깊이 들어가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앵커]

그런가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3번, 4번 같은 경우가 중요한데 3번, 4번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부터 폭파시켜서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3번, 4번 갱도 폭파시킬 때에는 그런 반향음이 들렸다는 얘기가 없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산세가 복잡하기 때문에 폭파시킬 때 나오는 그 음이 메아리쳐서 들려오는 것이, 그렇게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이춘근 연구원께서 굉장히 지금 깐깐하게 점검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거는 사실 모든 것이 사후 검증을 통해서 증명이 돼야 하는 그런 문제잖아요. 그러면 지금 혹시 이춘근 연구위원께서 일말의 의심이라도 가지고 계시다면 그거는 사후검증 과정을 통해서 분명하게 해명이 되어야 하는 그런 문제들이 되겠죠.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이제 예를 들면 북한이 이건 분명히 감췄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기는 한데 혹여 있다하더라도 검증을 통해서 다 알 수는 있다는 얘기입니까, 그러니까?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번 갱도 같은 경우는 그렇다고 봅니다. 아니더라도 우라늄 농축 공장에 가서 확인하는 방법이 있고 핵탄두를 가지고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핵물질을 가지고. 다만 문제는 3번, 4번 갱도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안쪽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바깥쪽만 기폭시켰다면 그 안쪽을 볼 수가 없거든요. 그것은 상당히 현대화된 갱도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실험 수준이나 목표나 방향을 알 수 있는 간접적인 증거가 됩니다. 그것을 막아버리는 효과가 있는 거죠.]

[앵커]

그러면 3, 4번을 과연 내부까지 다 폭파시키면서 나왔느냐 하는 것도 역시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렇죠.]

[앵커]

그런 말씀이군요. 지금 말씀 듣고 보니까 전반적으로 그 과정의 문제라든가 거기서 우리가 좀 더 체크해야 할 부분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일목요연하게 잡히는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다섯 차례 폭파했고 막사, 생활동 건물, 관측소까지 폭발했다고 하는데 이건 물론 다시 안 들어가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도 있는데 아까 연구위원께서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그것은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군요?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실제적으로 그 지역에 있는 핵심 인원들이 있죠. 핵실험을 하고 분석을 하는 과학자들 그 다음에 그것을 지원하는 기술자들 그다음에 경비인력들 그런 사람들이 거주하는 단지까지 다 폭파시킨다는 것을 볼 때 완전히 철수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비핵화의 상당한 진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3번과 4번. 저희들이 보도할 때 2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렸고 지금 이춘근 연구위원께서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3번, 4번 같은 경우에는 그렇다면 만일 거죽만 그러니까 입구만 그렇게 해 놨을 경우에 그 내부를 어떻게 알 수가 있습니까, 검증을 하려면?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설계도를 사실 공개해야 됩니다. 그거는 기자들한테 공개할 것은 아니고 나중에 검증할 때 사찰단한테 공개할 수는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만약에 입구만 폭파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파고들어가서 나중에 볼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도로 파고들어가서.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왜냐하면 그 갱도가 그대로 살아남아 있으면 나중에 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별히 아임계 실험을 하거나 이런 용도로도 그것을 사용할 수가 있거든요. 미국이나 소련 같은 곳에서도 남아 있는 수평갱도를 가지고 그런 식으로 이용해 왔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질문 드리겠습니다. 답변이 안 나오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엇을 점검해야 한다라는 것에 대해서 다 말씀하셨잖아요. 혹시 제가 몰라서 질문 안 드린 것 중에 이거는 나중에 검증할 때 꼭 필요하다는 부분이 더 있습니까?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기술적인 설명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 내용이 아직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이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심도 있게 토론을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핵실험 전반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 거기서 자기네들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어떤 개발을 해 왔는지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 그 단지에 대한 설명, 핵무기연구소가 거기에 가 있었는데 하는 역할에 대한 설명 그런 것이 있다면 종합적인 설계도를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도 상당히 도움이 되고 나중에 사찰을 할 때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까 나중에 검증할 때 이춘근 연구위원도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내일 아침이면 폭파 장면이 저희한테도 들어올 텐데요. 혹시 그걸 보시면 지금 말씀하신 것의 상당 부분이 더 풀릴 수 있습니까?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어느 정도는 풀릴 수 있다고 보는데 아주 많은 기대는 안 하고 있습니다.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기자들이 터널 입구까지만 가고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고 얘기를 듣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설명했다는 그 설명의 내용을 들어보면 오히려 그것이 더 가깝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 내용도 내일이면 나오겠죠, 기자들이 돌아오니까. 잘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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