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업이 힘들다는 얘기, 통계와 기사로는 접하지만 얼마나 치열한지 당사자가 아니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게 사실인데요. 이력서에 붙일 증명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열심히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면 단번에 와 닿으실 겁니다. 오늘(1일)의 힐링뉴스는 취업 준비생들의 첫 걸음을 바로 옆에서 담아봤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이력서 귀퉁이에 붙일 가로 3cm, 세로 4cm의 반명함판.
이 사진 한 장에 완벽한 모습을 담기 위해 취업 준비생들은 며칠 전부터 몸 관리까지 한 뒤 사진관을 찾습니다.
정장 대여, 메이크업 스타일링까지 해주는 서울 종로의 한 취준생 전문 사진관.
[거울 보면 눈꼬리가 많이 올라가 있어요. 눈꼬리를 낮출 거고요.]
취업 준비생들은 빌린 정장을 입고 나란히 앉아 전문가의 손에 몸을 맡깁니다.
메이크업까지 마치니 당장 출근해도 될 것처럼 어른스러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잘 찍어야 한단 압박감에 마음처럼 표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사진이기에 사진사는 수백번의 셔터를 누릅니다.
[입꼬리를 좀 더 올린다고 생각하시고. 더더더]
급기야 거울까지 가져와 표정을 가르칩니다.
[김주형 실장 : 인생의 새로운 출발이잖아요. 그 사람들의 좋은 인상. 첫 번째는 좋은 인상을 (담고 싶죠).]
사후 보정도 여느 사진보다 훨씬 꼼꼼해집니다.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지,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진지하게 모니터를 바라봅니다.
수십 단계의 수정을 거쳐 드디어 나온 작은 증명사진 한 장.
천편일률적인 웃는 모습 대신 지원자만의 똑부러지는 인상을 담아낸 것 같아 사진사는 뿌듯합니다.
[금혜지/대학교 4학년 : 선한 인상이 나온 것 같아요. 취업 준비도 시작이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또 그런 인상이라면 서류, 면접은 잘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사진이 붙은 이력서가 수십번 버려지진 않을까 막연히 걱정도 되지만 오늘만큼은 이 사진 한 장으로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