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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매각 '본게임' 돌입…구주가격 등 놓고 '밀당' 전망

입력 2019-11-12 15:18

금호산업 '구주 가격' 올리기에 안간힘…현산은 "신주 투자 우선"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 분리 매각 여부도 관심
연내 매각 무산되면 채권단이 2차 매각 주도권 쥐어…"연내 타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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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구주 가격' 올리기에 안간힘…현산은 "신주 투자 우선"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 분리 매각 여부도 관심
연내 매각 무산되면 채권단이 2차 매각 주도권 쥐어…"연내 타결 전망"

아시아나 매각 '본게임' 돌입…구주가격 등 놓고 '밀당' 전망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낙점되면서 최종 매각까지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연내 매각 방침을 세운 상태여서 본협상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 가격 등을 놓고 추가 줄다리기 가능성이 있지만,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직접 2차 매각을 추진하기 때문에 금호 측도 협상을 유찰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산업은행 등은 현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본협상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절차에 대해서는 모두 함구하고 있다.

통상 인수 대상 기업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하면서 세부적인 인수 조건과 가격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매각 절차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시아나 매각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가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하는 것이 원칙이다.

협상 타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격'이다.

현산 컨소시엄은 7일 본입찰에서 아시아나 매입 가격으로 2조4천억∼2조5천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주 가격은 4천억원 아래로, 신주 가격은 2조원 정도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주 가격을 4천억원 아래로 평가했다는 것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의 인정하지 않은 것과 같다"며 "박삼구 전 금호 회장 측이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호 측은 구주 가격을 높게 받길 원한다. 구주 대금은 모두 금호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무너진 금호그룹의 재건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금호는 아시아나와 자회사가 빠져나가면 사실상 그룹에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게 돼 사세가 급격히 축소된다.

올해 3월 경영에서 물러난 박삼구 전 회장 대신 그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그룹을 추스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산 측 계산법은 다르다. 자본을 투입하자마자 금호로 빠져나가는 구주에는 최소한의 자금을 투입하고 아시아나에 직접 투자되는 신주에 최대한 많은 자금을 배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산이 신주 가격으로 써낸 2조원이 아시아나에 투입되면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은 277%까지 떨어져 재무구조가 한층 안정된다.

채권단도 7월 예비입찰에서 신주 가격을 최소 8천억원 이상 써낼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산은이 4월 인수한 아시아나 영구채권(5천억원)과 추가로 지원한 3천억원 규모의 대출 및 보증을 안정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장치다.

다만, 산은은 아시아나의 미래를 위해서는 신주에 더 많은 가치를 두지만, 금호의 채무와 재무 상태를 고려하면 무조건 구주 가치를 깎아내릴 수만은 없어 양측이 적정선에서 협의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가 이미 현산 측과 물밑 접촉을 통해 구주 가격 조정을 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현산 측이 구주 가격 조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열사 분리 매각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아시아나 자회사를 모두 인수하는 현산 입장에서는 공정거래법상 지배구조 규제를 준수하려면 자회사를 어떻게 배치할지도 정리해야 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지배구조가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 자회사 순으로 재편된다.

아시아나 인수 뒤 증손회사가 되는 상장사 4곳 중 에어서울과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아시아나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나IDT(76.20%)와 에어부산(44.20%)은 추가로 나머지 지분도 사들여야 한다. 이 때도 적잖은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아울러 공정거래법은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2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 자회사 일부를 매각하거나 현산 그룹 계열사가 이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저비용항공사(LCC)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을 감안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함께 묶어 매각하는 것도 공정거래법 규제를 피하는 방법으로 거론된다.

항공 자회사가 분리 매각되면 기존 항공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 주도로 아시아나 2차 매각이 추진된다.

채권단은 4월 아시아나 발행 영구채 5천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가 늦은 구주 가격을 이유로 이번 매각을 유찰시킨다면 매각 주도권이 산은으로 넘어간다. 이 경우 산은이 구주 가격을 금호 의지와 상관없이 매겨 처분할 수 있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번 매각을 성사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측 간 매각 조건이 최종 조율되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다.

연내 매각이 마무리되면 현산은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를 품은 사업자로 발돋움한다.

금호는 그룹 산하에 사실상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는 모습으로 사세가 축소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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