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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5분만에 모두 밖으로" 세월호 탈출 시뮬레이션

입력 2014-09-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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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타깝고 또 안타까운 것은 또 있습니다. 저희들은 그동안 사고 당시 탈출 명령만 내려졌어도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지 않았겠는가라는 문제 제기를 해왔습니다. 오늘(24일) 이 '탈출 명령'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구체적인 시뮬레이션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김관 기자를 팽목항으로 연결합니다.

김관 기자, 우선 시뮬레이션 결과가 어떻게 공개된 건지요?

[기자]

네, 오늘 광주지법에서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이 열렸는데요.

여기에 '탈출 시뮬레이션' 전문가인 박형주 가천대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박 교수는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이 대피할 수 있었을 가상의 시나리오 3개를 영상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박 교수는 세월호 사고 초기부터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돕는 자문단 위원이었고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뮬레이션을 실행한 결과,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모두가 대피할 수 있었던 걸로 나타났다면서요? 자세히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네, 빠르면 단 5분 만에 승객과 선원 476명 모두가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승객들이 어떻게, 또 어디로 탈출할 수 있었는지 시뮬레이션 영상에 담겨 있었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리포트로 보여드리겠습니다.

+++

박 교수의 시뮬레이션은 세월호 침몰 당시 탈출 명령이 떨어질 수 있었던 3번의 결정적 순간을 상정했습니다.

우선 사고 직후인 오전 8시 50분, 세월호는 왼쪽으로 30도 기울었습니다.

이 때 탈출하라는 안내 방송이 있었다면, 5층과 4층, 3층에 흩어져 있던 승객들은
중앙과 선미 계단을 이용해 3층으로 모인 뒤, 일제히 3층 좌현의 중앙과 선미 갑판을 이용해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476명 전원 탈출에 걸린 시간은 단 5분 5초였습니다.

두번째 결정적 순간은 배가 52도 넘게 기운 9시 24분이었습니다.

주변에 있던 둘라에이스호 선장이 교신으로 세월호에게 승객 탈출을 권고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사고 초기와 마찬가지로 3층 갑판이 탈출 경로입니다.

경사가 급해 시간이 더 걸리긴 하지만 9분 28초 만에 모두 탈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마지막 기회는 세월호 1등 항해사 강모씨가 조타실을 빠져 나와 먼저 구출된 9시 45분쯤입니다.

이 때 강씨가 자신 뿐 아니라 승객들에게도 탈출을 유도했다면, 역시 전원 구출이 가능했다는 게 이번 시뮬레이션 결론입니다.

특히, 배가 60도 가까이 기운 상태였지만 승객들이 3층까지 내려오지 않고 4층과 5층 갑판을 이용해 탈출했다면 단 6분 17초 안에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

[앵커]

빠르면 5분, 길어도 10분 안에 다 탈출했을 거란 얘긴데, 이 시뮬레이션이 얼마나 정확한 건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상황은 실제 세월호 침몰 당시에 잘 맞춰서 반영이 됐지만 크게 두 가지는 변수가 있었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잘 숙련된 선원들이 적극적으로 승객들을 탈출을 이끌었을 것이라
는 가정인데요. 아시다시피 세월호 선원들은 나부터 살고 보자는 생각으로 승객들을 잘 챙기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승객들 역시 아주 질서정연하게 이러한 탈출안내에 잘 따라줬었어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 역시 위기상황에서는 승객들끼리 서로 몸이 엉키는 등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라
는 점이 오늘 재판에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물론 그런 변인이 있긴 있습니다마는 그걸 다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지금 시뮬레이션상에서 5분 내지 10분이라면 그걸 감안하더라도 시간이 좀더 걸렸더라도 굉장히 많은 인원이 살아날 수 있었다 하는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뒤에 보니까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고 있는데 실종자 수색작업은 아직 힘든 상황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여전히 거센 상황입니다.

이번 태풍 때문에 정박해 있는 바지선 두 척은 빠르면 내일 기상상황을 본 뒤에 사
고 현장으로 복귀할 예정이고요.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잠수사들은 모레쯤에 이곳 팽목항으로 다시 재집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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