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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사퇴로 막내린 단일화 드라마…'숨막힌 하루'

입력 2012-11-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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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간 단일화 국면은 23일 안 후보의 대선후보직 사퇴로 막을 내리기까지 롤러코스터를 타며 숨가쁘게 흘러갔다.

단일화 방식에 대한 접점을 찾기 위한 양측 특사 회동이 `무위'로 끝나면서 두 후보가 합의한 `후보 등록전 단일화'에 짙은 암운이 드리워졌으나 이날 오후 8시20분 안 후보가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대반전을 연출했다.

◇오전 10시45분..文, 安 절충안 수용 거부 = 전날 후보 간 담판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었으나 문 후보 측이 재야인사들의 제안인 `적합도+양자대결' 방식을 수용하고, 안 후보 측이 `지지도+양자 가상대결' 방식을 역제안하면서 접점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공'을 넘겨받은 문 후보는 오전 9시40분께 영등포 당사에 도착, "논의해봐야죠"라는 짧은 말만 남긴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캠프 인사들과 1시간 가량 안 후보측 절충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캠프 전체가 긴박하게 움직였다.

문 후보측은 오전 10시45분 우상호 공보단장 브리핑을 통해 협상팀을 가동, 재야인사들의 중재안과 안 후보측 절충안을 놓고 논의하자며 `역제안'으로 응수했다.

캠프 주변에는 문 후보측이 적합도와 지지도, 양자 가상대결을 조합한 `칵테일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도 돌았다.

문 후보가 안 후보측 절충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절충점을 찾아가는 듯 했던 단일화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낮 12시..文-安 특사 채널 가동 = 문 후보측 협상팀이 오전 11시께 안 후보측 협상팀에 만남을 건의하면서 당초에는 실무협상 채널이 재가동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 후보가 `대리인 회동'을 제안하고 문 후보가 이를 수락함에 따라 협상 단위는 두 후보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특사 채널로 승격됐다.

이에 따라 문 후보측 이인영 선대위원장과 안 후보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낮 12시 시내모처에서 만나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일괄타결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실무팀 가동은 보류됐으며,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대기 중이던 문 후보 협상팀은 국회 의원회관으로 옮겨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안 후보측 협상팀도 공평동 캠프 사무실에서 특사 담판의 결과를 애타게 기다렸다.

두 후보로부터 `특명'을 부여받은 두 사람은 4시간 가까이 담판을 이어갔으나 문 후보측의 `적합도+양자 가상대결' 주장과 안 후보측의 `지지도+양자 가상대결'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한 채 담판은 결국 결렬됐다.

이로써 단일화 협상의 진로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오후 내내 긴장감 최고조 = 특사 담판이 진행되는 동안 양 캠프 주변에는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두 사람의 담판 결과에 단일화 협상의 `운명'이 걸려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문, 안 후보도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캠프 등지에 머무르며 상황을 보고 받거나 캠프 인사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문 후보는 오전 회의를 마친 후 11시30분께 당사를 떠나 시내 모처에서 협상팀과 만나 오찬을 함께 하며 논의한 뒤 오후 2시 이후에는 의원회관에서 상황을 보고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용산 자택에 머무르다가 오전 11시45분부터 캠프에 나와 보고를 받으며 대책을 구상했다. 안 후보는 후보 등록 때 필요한 범죄경력증명서를 발급받으려고 종로경찰서에 가는 모습도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특사 담판이 결렬되면서 안팎의 압박도 그 수위가 높아졌다.

소설가 황석영 씨 등 문화ㆍ예술ㆍ종교인 97명과 조국 서울대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은 안 후보를 향해 `적합도+양자대결' 안을 받으라고 촉구했고, 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은 단일화를 촉구하며 국회 본관 중앙홀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오후 8시20분 安 전격 사퇴 선언 = 안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이 오후 7시50분 특사 담판 실패를 공식 발표하면서 8시20분 안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예고하자 양 캠프는 안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을 놓고 크게 술렁였다.

유 대변인이 "남은 것은 두 후보간 대화와 협의 뿐"이라고 밝히면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담판을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안 후보는 안팎의 예상을 깨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대선 후보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목소리는 떨렸고 간간이 울먹이기도 했다.

양측의 극한대치로 진통을 거듭해오던 `단일화 드라마'가 안 후보의 극적인 양보로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앞서 안 후보는 특사 담판 결렬 이후인 오후 6시부터 캠프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어 최종 거취를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혀 예상치 못한 문 후보 캠프 인사들은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당혹해하는 표정이었다. 이어 선대위 관계자들과 당직자들에게 긴급 소집령을 내려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구기동 자택에서 안 후보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문 후보는 트위터에 "안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글을 남겼고, 진성준 대변인을 통해 "우리 모두 안 후보에게 큰 빚을 졌다.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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