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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버린 '팩트'…해명이 의혹을 낳는 '세월호 7시간'

입력 2016-12-0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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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전담 미용사들이 청와대 관저를 드나든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혹이 동시에 더 쏟아져 나오는 형국이 돼 버렸는데, 청와대에서 해명을 하면 할수록 더 궁금해지는 게 많아지는 상황이죠. 취재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호진 기자,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관련해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의 행적 일부가 드러나고 있는데 청와대 해명이 계속 뒤집히고 있죠?

[기자]

네, 청와대는 어제 대통령 머리 손질 의혹이 제기된 뒤 머리를 만지는 데만 시간은 20여 분만 걸렸다고 밝혔는데요.

오늘 국정조사 청문회에선 청와대 출입 기록을 근거로 미용사들이 75분 동안 관저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머리를 만졌다는 20분 외의 55분 동안 대기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용사들이 뭘 했는지 구체적 내용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까지 동행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기 때문에 그 시간대에 어떤 일들이 이뤄졌는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그 이후의 행적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대통령이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하겠다고 지시를 내린 시점이 오후 3시입니다. 그런데 경호실이 준비를 시작해서 완료된 시간이 4시 반입니다.

[앵커]

1시간 반이죠.

[기자]

5분 거리에 있는 정부종합청사 중대본으로 가는데 경호 준비만 90분이 걸렸다는 겁니다.

[앵커]

방문 준비가 완료가 되고 바로 출발을 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경호실이 대통령에게 방문준비 완료보고를 하고 차로 5분 거리인 중대본으로 출발을 하는데 다시 또 40분이 걸립니다.

청와대는 경호준비와 경호안전조치 완료에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에 머리를 손질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지만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앵커]

비상시국이라는 것을 모르겠습니다, 그 전까지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중대본으로 출발하겠다고 했을 때는 이것이 매우 비상한 상황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았을 것 아닙니까, 백번 양보해서.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비상시국이니까.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아니라 또 다른 비상상황, 예를 들면 안보 상황이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경우에도 이렇게 한 시간 반씩 걸려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당연히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머리 손질 논란이 불거진 뒤에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 중에서 이상한 점이 있죠?

[기자]

네, 청와대가 지난달 홈페이지에서 밝힌 '이것이 팩트다'를 보면 대통령이 오후 5시 11분에 정무수석실로부터 구조 방안과 관련한 서면보고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청와대가 밝힌 내용을 보면 5시 10분에 중대본으로 출발했다고 돼 있습니다.

차 안에서 서면보고를 받았다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되지 않는데요.

[앵커]

그러네요.

[기자]

팩스로 받았던지, 인편으로 받았던지 그런 부분도 정확하게 설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차가 출발하고 1분 뒤 서면 보고를 받았다면 이게 차 안에서 어떻게 받았다는 것인지,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해명과 해명이 거듭되다보니 서로 부딪치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더군다나 당시 보고 내용이 잔류자 구조방안이었다면서요?

[기자]

네, 박 대통령은 이 잔류자 구조방안에 대해 서면 보고를 받은 뒤 정작 중대본에 가서는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드냐"고 상황 파악이 전혀 되지 않은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때문에 청와대가 참사 당일 오전부터 대통령에게 계속 서면보고를 했다고 밝혀왔지만 보고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의혹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차가 떠난 뒤에 서면보고를 받은 것으로 모순이 발생했고, 서면보고 내용이 잔류자 보존방안이었는데 정작 구조본부에 가서 한 얘기는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어렵냐"는 말로 또 모순이 발생하고 모순과 모순이 계속 부딪히는 그런 상황이라는 말이죠.

세월호 참사에서 왜 제대로 된 구조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진상 규명은 모든 국민의 요구 사항이지만,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의 얘기, 아까 잠깐 들었는데 한 번 더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박종대 씨의 얘기인데요. 여러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저희가 8번의 바다에서 온 편지를 전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그 때 전해드릴 때도 매번 참 힘들었는데 학생들이 전해온 동영상을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으실 것 같아서 다 보내드리지 않았고 정지화면으로 전해 드린 기억이 납니다. 그 첫 번째 편지, 박수현 군이 보내왔던 편지, 그 아버지 박종대 씨의 얘기를 잠깐 듣고 마치겠습니다.

[기자]

[박종대/고 박수현 군 아버지 : 참사 당일에, 가장 중요한 시간에 생명을 구해야 될 책임과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책임을 해태하고…도저히 용서도 용납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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