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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위로부터, 아래로부터…'위-아래'

입력 2015-10-0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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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2부를 시작합니다. 시작은 오늘(1일)도 앵커브리핑입니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국민이 직접…"

정치인들 입에서 '국민'이란 말이 많이 나오면, 선거가 임박했다는 신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선거가 가까워진 모양입니다. 여야 대표가 함께 이른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발표하며 국민을 연호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결정'을 강조한다지만 따지고 보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니까 이른바 그 '아래'에 속하는 우리 유권자들의 입장에선 그렇게 고운 눈으로만 보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자, 어찌됐든 이렇게 아래가 돼서 위를 보자니 '이건 아니다' 싶은 일들이 많지요.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우리의 처지를 이미 오래 전에 꿰뚫어본 사람이 있어서 그의 말을 잠시 인용하면서 시작하겠습니다.

"국민은 투표할 때만 자유롭다. 의원이 선출되면 국민은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

투표할 때는 상전이 되었다가 투표가 끝나면 바로 아래 위가 바뀌는 처연한 현실을 루소는 그 옛날에 이미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정치권도 루소의 이 말을 매우 잘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이른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와 관련된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어제 청와대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김무성 대표가 공천 쿠데타를 하려 한다"

하긴 이 말 외에도 청와대 쪽에서 직간접적으로 여당 대표에게 쏟아낸 말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삼권분립이 원칙인 민주주의 국가인데 청와대의 이런 발언들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에 대해선 당연히 논란이 있습니다.

물론 집권당 대표 역시 자신의 앞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은 다 나와 있으니까 굳이 여기서 그의 편을 들겠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위-아래가 헷갈리는 일은 이외에도 많습니다.

정부 주도의 일자리 펀드, 블랙프라이데이, 창조경제센터, 청년고용프로젝트… 모두 위에서 아래로 하달된 것들입니다.

실은 아래로부터 체질이 바뀌고 문화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들인데 말입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건 대통령을 '윗분'이라 칭하거나 대통령의 선물을 '하사'라 표현하는, 21세기에도 여전한 봉건적 질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아래…
위로부터-아래로부터…
아… 그러고 보니, 제가 지금 쓰는 말부터 국민은 아래이고, 국민이 뽑은 정치인은 위라는 의미가 이미 담겨져 있군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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