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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그녀, 배우 최은희…'92년 장편영화' 막을 내리다

입력 2018-04-1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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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2년에 걸친 장편영화가 막을 내렸다…어제(16일) 세상을 떠난 배우 최은희 씨의 빈소에는 영화인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삶을, 권근영 기자가 되돌아 봤습니다.  
 

[기자]

[최은희/다큐 '연인과 독재자' (2016년) : 내 인생을 영화 시나리오로 쓴다면, 그렇게 고생만 하는 그런 건 안 썼을 거라고…힘들었어요.]

최은희는 자신의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면 화려하고 멋진 것만 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신상옥 감독과 결혼해서 만든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성춘향'.

영화 속에서는 다채로운 여성의 삶을 그리며, 여배우 트로이카라고 처음 불렸습니다.

여배우 최초의 영화감독이 됐고 우리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 영화제에서 주연상을 받는 영광도 안았습니다.

그러나 삶은 꼭 눈부시지만은 않았습니다.

어찌 보면 달콤한 로맨스보다는 한편의 스릴러 같았습니다.

1978년, 신상옥 감독과 잇달아 납북되며 원치 않았던 인생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당시 최은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김정일 위원장의 일화도 소개됐습니다.

[최은희/다큐 '연인과 독재자' (2016년) : 최 선생, 제가 어떻습니까. 제가 난쟁이 똥자루 같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8년을 지낸 두 사람은 1986년 오스트리아 빈의 미국대사관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했습니다.

미국에 머물다 우리나라에 다시 돌아온 건 1999년이었습니다.

[신정균/감독 (아들) : 너무 한 가지만 하면서 여자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못했구나…]

[이장호/감독 : 살아오신 게 너무 폭풍 같아서, 제 속에 있는 영화 한 세기가 완전히 끝났구나…]

영화인 최은희는 생전에 "500년을 산 것처럼 모질었다"고 스스로 회고했고, "장례식장에는 노래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틀어달라고 말했습니다.

장례식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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