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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기억하자, 항의하자, 그리고 살아나가자'

입력 2017-08-01 21:41 수정 2017-08-0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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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터키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의 모든 시계는 한 순간을 가리키며 정지되어 있습니다.

9시 5분. 1938년 터키공화국 초대대통령 아타튀르크가 사망한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터키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초대 국부.

멈춰 세운 시간을 통해 기억하고 있는 한 오늘의 터키인들과 아타튀르크는 같은 시간을 함께 살고 있을 것입니다.

'해방의 예감' 얼마 뒤면 인천 부평공원에 세워질 징용노동자상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흙으로 빚어낸 조각상은 일제강점기 부평 조병창에 강제 징용돼서 군수물자를 만들어야 했던 노동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점령국에 의해 자행된 강제징용의 역사…그것은 요즘 운위되는, 지옥섬이라 불렸던 그 섬에서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그리고 나라밖 곳곳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들이었습니다.

가해국에선 여전히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지만 그 야만의 증거들이 살아있는 한. 사람들은 동상을 만들고 자료를 발굴하고, 영화와 소설을 만들면서 잊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정부 또한. 소위 그 불가역적 합의의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했으니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터이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우리가 왜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멈춰선 터키의 그 시계 이외에도 멈춰선 시계는 또 있습니다.

1945년 8월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의 그 순간. 정지해버린 그 시계들.

일본은 그 비극의 시간을 영원히 보존함으로써 자신들이야말로 전쟁의 피해자임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정작 가해의 시간은 지워버리고자 하는 순간 그들은 피해자로서의 지위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비극의 시간에 멈춰버린 그 시계가 보존되어 있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방명록에는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이런 문구가 남겨져 있었으니…

'기억하자, 항의하자, 그리고 살아나가자'

오늘(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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