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일) 프로배구 남자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프로선수의 꿈을 안고 운동만 해온 선수들에겐 운명의 갈림길이죠. 프로팀에 뽑힌 선수들 뒤로, 뽑히지 못한 많은 선수들이 눈물을 삼키며 낯선 길을 떠났습니다.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복이 아닌 정장 차림의 드래프트 참가선수들, 서로 농담을 건네보지만 표정 속 떨림까지는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 명씩 호명되자, 뽑힌 선수들은 새 유니폼을 입고 활짝 웃습니다.
그만큼 남은 선수들의 초조함도 커져갔습니다.
지켜보는 가족들도 속이 타들어가긴 선수들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들이 마지막으로 호명되자 어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습니다.
36명 가운데 프로선수의 꿈을 이룬 건 26명. 뽑힌 선수들이 카메라 플래쉬 세례를 받는 사이 뽑히지 못한 10명은 쓸쓸히 돌아섰습니다.
어제까지 같은 코트에서 땀을 흘렸지만, 이젠 더이상 아닙니다.
[김영문/경남과기대 : '나도 (프로)가야 하는데, 가고 싶은데' 하는 마음이 있었죠. 그래도 이게 끝은 아니니까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요.]
뽑힌 선수들도 탄탄한 미래가 보장된 건 아닙니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뽑힌 28명 중 아직까지 프로에 남은 선수는 16명 뿐입니다.
[황원선/명지대(한국전력 지명) : 마냥 좋지만은 않은 기분인데요. 더 힘들 거고 마음 굳게 먹었습니다.]
코트 밖으로 던져진 10명, 선배는 조언을 전합니다.
[임도헌 감독/삼성 블루팡스 : 계속 배구를 할 수도 있고 다른 일을 하더라도 꼭 노력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코트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인생엔 분명히 패자부활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