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에 대한 긴급사태를 선언한 아베 총리는 하루 최대 2만 건의 검사를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날이 많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사실상 입원까지 고려할 만큼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만 검사하라는 내부 지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설영 특파원입니다.
[기자]
JTBC가 입수한 문서는 도쿄도 의사회에서 일선 의사들에게 어제(13일) 배포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37.5도 이상의 발열과 인후통 등이 나흘 이상 계속돼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여기까진 일반시민들이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실제 의사들이 검사를 의뢰하기 위해선 추가로 3가지 조건이 더 있습니다.
분당 호흡수가 20회 이상 늘고 폐렴 증상을 보이며 산소포화도 93% 이하라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산소포화도란 혈액 속 헤모글로빈과 결합된 최대치 산소량입니다.
[구스미 에이지/의사 : 건강한 사람은 산소포화도가 97%입니다. (93% 기준은) 곧바로 검사를 안 하면 생명에 지장이 올 수 있고 (숨 쉴 때) '하, 하', '제, 제' 소리가 날 정도입니다.]
사실상 곧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만큼 상태가 악화된 환자들이 대상입니다.
검사 결과도 바로 나오는 게 아닙니다.
[구스미 에이지/의사 : 산소를 흡입해야 하는 상태에서 입원해서 4일을 더 기다리면 상태가 점점 더 악화되겠지요.]
"진짜로 확진될 것 같은 사람을 검사하라는 방침이 있었다"는 현직 보건소장의 폭로도 나왔습니다.
최근 3일간 일본 전체의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평균 3천 건이 안 됩니다.
하루 2만 건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아베 총리의 말이 무색한 수준입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