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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습격에 총소리 나는 기계까지…농민들의 사투

입력 2017-07-20 09:31 수정 2017-07-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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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에 멧돼지가 찾아와서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일, 이어지고 있죠. 농촌에서는 이 멧돼지가 더 두려운 존재입니다. 정성 들여 다 키워놓은 농작물을 먹어치우고, 곳곳을 파헤쳐 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멧돼지를 쫓기 위한 갖가지 방법들도 동원이 되고 있는데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산으로 둘러싸인 충북 옥천의 농가들은 수확철이 가까운 요즘 멧돼지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옥수수는 알만 빼먹은 채 속대만 남겨놨고, 고구마 밭도 파헤쳤습니다.

[채향자/충북 옥천군 우산리 : (옥수수) 알이 안 들었으면 안 먹고 갔다가 알 들 때 되면 또 옥수수 먹는 거야. 돼지가 아주 귀신이라니까.]

복숭아 나무 한 그루에 들어가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쪽으로 들어와 보시면요, 이렇게 멧돼지가 가지를 부러뜨리려고 했던 흔적이 이렇게 자세히 남아있고요. 여기 보시면 이렇게 그제(18일) 멧돼지가 먹고 남긴 씨앗만 남아 있습니다.

또 멧돼지가 미처 다 먹지 못한 복숭아도 반쪽만 남아있는 것을 이렇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나와보시면요. 복숭아 나무들 주변에는 복숭아를 쌌던 노란색 종이만 잔뜩 흩뿌려져 있는 것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강위수/충북 옥천군 개심리 : (복숭아) 봉지를 4만장 쌌는데요. 지금 2만장도 안 될 거 같아요. 나머지는 다 피해 본 거예요.]

아예 올해 농사를 접은 사람도 있습니다.

[김상형/충북 옥천군 개심리 : 몇 년 동안 키운 나무를 수확 못 보고 다시 심어야 하니까…얼마나 허망하겠어요.]

피해는 농작물만이 아닙니다.

3주 전에 멧돼지의 습격을 받은 한 봉분입니다. 이렇게 멧돼지가 사방을 파헤쳐놔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인데요, 임시방편으로 이렇게 사방에 펜스를 둘러 놨습니다.

멧돼지 습격에 대한 공포도 만만치 않습니다.

[송욱영/이장 (충북 옥천군 우산1리) : 앞뒤 발자국이 이만 해. 이 정도 되면 2m 20㎝에서 30㎝ 정도 된다고요. 몸매는 이래. 위협적이라니까. 그걸 한 번 보면 (밭에) 못 가지 무서워서.]

돼지를 쫓기 위한 대책도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돼지가 싫어한다는 암모니아, 나프탈렌도 놓아봤지만 잠시뿐입니다.

최근엔 300원짜리 폭죽이 등장했습니다.

[강위수/충북 옥천군 개심리 : 화약냄새를 싫어하기 때문에…하루 저녁에 여섯개 정도.]

3분마다 총 소리가 나는 기계나 경광등도 동원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피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합니다.

그나마 전기 펜스가 효과가 좋은데 정부가 보조를 해주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윤수병/충북 옥천군 개심리 : 밤새도록 불도 켜놓아 보고 또 라디오도 틀어놓아 보고 다 해봤어요. 그래도 이게(전기 펜스) 제일 빨라.]

최근엔 멧돼지가 내려오는 길목에 먹이를 놓아두는 시범사업까지 하기도 했지만 효과가 좋지는 않습니다.

[김봉구/충북 옥천군 우산리 : 철조망이 무슨 소용이야. 아무 소용 없어. 잡는 게 최고야.]

이분들은 밤마다 활동하는 유해 야생동물 자율 구제단입니다. 저희 밀착카메라팀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하루에만 피해 신고가 들어온 농가가 수십 곳, 농가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지만 멧돼지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 저쪽으로 고라니가 나타났는데요. 지금 몸을 숨겼습니다. 3발을 쏴보지만, 잽싼 고라니는 도망갑니다. 멧돼지를 본 것 같지만 허탕입니다.

전국 멧돼지 수는 45만 마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당 5마리가 넘게 사는 셈인데 수확기마다 되풀이되는 농민들의 시름을 해결하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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