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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암행 순찰차 타고 본 고속도로 '요지경'

입력 2016-03-21 21:53 수정 2016-03-2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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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끼어들거나 급제동하는 난폭운전 차량 때문에 놀란 경험, 한두 번씩 있지요. 이런 차량들을 잡아내기 위한 암행 단속 순찰차가 이번 달부터 투입됐습니다.

밀착카메라 고석승 기자가, 단속 현장 동행했습니다.


[기자]

버스 한 대가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얼마 뒤 다른 버스 한 대가 갑자기 끼어들더니 급제동을 합니다.

급제동을 반복한 버스 기사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아예 차를 세우고 내린 뒤 욕설을 쏟아냅니다.

앞 차량이 빨리 가지 않는다며 보복운전을 한 건데 당시 두 버스에는 승객 70여 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일반 도로보다 더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고속도로, 각종 난폭운전과 얌체운전이 끊이지 않습니다.

제 옆에 있는 이 차, 일반 승용차처럼 보이는데요.

사실 이 차가 바로 지난 1일부터 도입된 고속도로 암행 단속 순찰차입니다.

고속도로의 각종 범법행위를 잡아내는 건데요.

경찰마크도 탈부착이 쉽도록 이렇게 스티커로 제작이 돼 있습니다.

오늘(21일) 하루 이 차를 타고 직접 단속에 동행해보겠습니다.

단속에 나선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승용차 한 대가 버스전용차로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경찰의 사이렌 소리에 황급히 차로를 변경해보지만 소용없습니다.

[천천히 우측으로 나와주세요. 안전하게 우측으로 나와주세요.]
[전용차로 위반 운전자 : (많이 급하셨나 봐요?) 네, 병원에 잠깐 가느라고요.]

방금 버스전용차로를 위반한 차량이 또 한 대 적발됐는데요.

가서 잠깐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전용차로 위반 운전자 : 선이 이제 갈라지는 데니까 헷갈린 거예요. 가면 장모님이 이제 밥을 무엇을 해줄 것인가 (생각하다가) 깜빡한 거지.]

암행단속에 항의하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전용차로 위반 운전자 : 이게 어떻게 순찰차예요. 여기서 보니까, 들어왔을 때 보고 순찰차인 걸 확인했죠.]

운전 중 휴대폰을 사용하다가 적발된 한 운전자는 경찰에게 어려운 사정을 하소연 합니다.

[휴대폰 사용 운전자 : 5분, 1분도 안 돼. 1초도 안 돼. 누나한테 전화가 와서요. 한 번만 봐달라고요. 지금 채소 몇 개 싣고 다 팔아 봐야 돈 10만원도 안 돼요.]

순찰 도중 경찰관의 목소리가 갑자기 다급해집니다.

난폭운전 차량이 포착된 겁니다.

[방향 지시등도 안 켜고, 또 (버스전용차로) 들어갑니다.]

차로를 급변경하는 '칼치기'는 물론 과속에 버스전용차로 위반까지 일삼습니다.

10여 분간의 질주 끝에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난폭운전 적발 운전자 : (원래 운전을 급하게 하시나요?) 아니요. 오늘 좀 급해서요.]

도로 위에 암행 순찰차가 있다면 하늘에는 순찰 헬기가 있습니다.

암행 순찰차가 미처 단속하지 못한 얌체운전, 난폭운전은 바로 이 헬기로 잡아내게 되는데요.

헬기에는 600m 상공에서 자동차 번호판까지 식별 가능한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돼 있습니다.

굉음을 내며 이륙한 헬기가 고속도로 상공을 오가며 단속에 나섭니다.

얼마 지나지않아 차로 위반 차량이 헬기카메라에 포착됩니다.

난폭운전으로 당장 조치가 필요한 차량은 암행 순찰차에 통보해 단속에 나서기도 합니다.

경찰은 연말까지 암행 순찰을 전국 고속도로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암행단속으로 적발되는 차량이 끊이지 않는 건 그만큼 우리 운전 문화가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다는 방증입니다.

더 안전하고 쾌적한 고속도로를 만드는 방법, 암행단속보다 운전자 스스로의 양심단속이 더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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