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합진보당이 분당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버 정지로 이틀 동안 치른 투표가 모두 무효가 됐는데, 신 당권파와 옛 당권파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막장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전당대회 일정은 중단됐습니다.
이정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통합진보당 대표 경선이 서버 정지 사고로 이틀간 치러진 모든 투표 기록이 사라진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만 7천여명이 투표해 전체 투표의 3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복원도 불가능해 경선이 중단되면서 전당 대회도 연기가 불가피하게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서버 사고가 구 당권파와 신 당권파의 막장 싸움으로 번진 점입니다.
경선 관리 책임을 진 신 당권파는 업체 실수에 따른 단순 사고라면서 서버를 보강해 재투표를 실시하기로했지만, 구 당권파는 신 당권파의 무리한 권력 투쟁 때문에 발생한 인재였다면서 혁신비대위의 총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김미희/통합진보당 의원(구당권파) : 모든 비판 세력에 대해 제명 등 극단적인 대처를 하고, 당권장악에만 몰두해온 강기갑 혁신비대위가 책임질 일입니다.]
이런 구당권파의 공세에 대해 신당권파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사퇴를 막기위한 꼼수라고 일축했습니다.
[박승흡/강기갑측 대변인(신당권파) : 소위 구 당권파의 혁신비대위 총사퇴 요구는 어제 확정된 진상 조사 특위의 진실을 호도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불과합니다.]
진상 조사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던 이석기 김재연 의원도 서버 정지 사고와 함께 돌변했습니다.
어제(26일) 통진당 2차 진상조사위는 온라인 투표를 열람하고, 당원들을 독려해 특정후보를 조직적으로 밀어준 정황 등 선거부정이 사실이었다고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석기 의원은 오늘 "2차 보고서의 사실적 근거가 취약해 사퇴 시기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고 김재연 의원도 "청년 비례선거는 문제가 없었음을 공식화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두달간 이어져온 통진당 사태가 두 의원의 부정 선거 논란에서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입장 변화는 사실상 당이 갈라지는 사태를 의미합니다.
인터넷 서버 정지란 돌발 사고가 신 당권파와 구 당권파의 갈등을 분당이란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