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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협 한 지점서 60억 대출…강원도 가서 원정대출도

입력 2021-03-12 20:26 수정 2021-03-1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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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금을 빌려준 농협은 이곳뿐 만이 아닙니다. LH 직원 10여 명에게 무려 60억 원을 빌려준 농협 지점도 있습니다. 더욱이 강원도까지 가서 대출을 받은 직원도 있는데, JTBC 취재 결과 여러 개의 땅을 묶어서 한도를 늘리는가 하면, 땅들끼리 서로 물고 물리도록 담보를 잡기도 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번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 "불법 대출이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투기의혹의 새 뇌관으로 떠오른 경기 시흥시 V-시티 개발예정지입니다.

도로와 밭 모두 3필지로 2천제곱미터가 넘습니다.

LH1급 인천본부 처장으로 추정되는 이모 씨와 강사장이 공동보유하고 있다고 어제(11일) JTBC가 단독 보도한 곳입니다.

그런데 대출 과정에도 수상한 점이 있습니다.

2017년 11월, 세 필지를 한 데 묶어 공동담보로 총 3억 원을 빌렸다고 나옵니다.

빌려준 곳은 춘천에 있는 강원양돈축협입니다.

강씨가 경기권이 아닌 강원까지 가서 '원정 대출'을 받은 겁니다.

전문가들은 강씨가 대출을 많이 받기 위해 춘천에 간 것으로 봅니다.

보통 지역단위 2금융권은 일반 은행보다 10% 가량 대출을 더 해줍니다.

특히 수도권 지역 밖은 담보대출 기준이 대체로 느슨합니다.

여기에 강사장은 3개 필지를 공동으로 묶은 뒤 담보로 맡기면, 대출한도가 높아진다는 점까지 이용했습니다.

[허준/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 : (강씨가) '융자 좀 많이 빼주세요'라고 하면 (축협은) '담보가 뭐 있어요? 그럼 공동담보 할 거 있으면 그걸로 잡으세요. 총액을 많이 잡아줄게요' 이렇게 나오죠.]

멀리 떨어진 금융회사는 현장 실사를 잘 안하는 점도 강씨가 춘천까지 간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됩니다.

[허준/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의원 : LH 직원이면 브로커를 거의 알죠. 일반적인 프로 투기꾼의 행태를 교과서적으로 모범답안처럼 따라 한 거예요.]

강씨는 이 자금으로 광명시흥 지구의 땅을 사기 시작합니다.

2017년 8월, 강씨는 옥길동 500제곱미터 땅을 삽니다.

한달 뒤 강원양돈축협에서 1억 원을 빌립니다.

다음해인 2018년 4월, 강씨는 무지내동 5900제곱미터 땅을 매입했습니다.

두달 뒤(2018.6), 이 땅을 담보로 북시흥농협에서 4억8천여만을 빌립니다.

작년 2월엔(2020.2) 과림동 5000제곱미터 땅을 LH직원들과 삽니다.

강씨를 포함해 LH 직원 10여 명이 북시흥농협에서 무더기로 60억 원 가까이 대출받은 점도 의혹 투성이입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이번 사건과 불법 대출이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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