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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맹타의 비결? '난 직구만 쳐!'

입력 2013-05-20 09:43 수정 2013-05-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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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맹타의 비결? '난 직구만 쳐!'


류현진(26·LA다저스)의 방망이가 연일 뜨겁다. 올시즌 19번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17타수 5안타(타율 0.294) 2타점 1볼넷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투수(10타석 이상 기준) 중 타율 4위, OPS 5위(0.686)에 올라 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뛰던 7년간 한 번도 타석에 들어서지 않았던 류현진이 맹타를 휘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중과 선택, 난 직구만 쳐

류현진은 2006년 동산고 졸업 이후 프로투수의 공을 타석에서 쳐 본 적이 없다. 변화구를 방망이에 맞히기는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타이밍을 직구에 맞추고 있다. 올시즌 나온 안타 5개도 모두 직구를 때려 만들어냈다. 류현진의 직구 헛스윙률은 겨우 3.6%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일반적으로 5~10%대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로 직구를 잘 받아치고 있다. 직구가 들어오면 최소한 커트는 해낸다.

사실 류현진의 타격 폼은 직구 공략에 최적화돼 있다. 타자들은 일반적으로 몸 전체로 중심이동을 하면서 스윙을 한다. 타구에 힘을 더 싣기 위해서다. 그러나 류현진은 왼발을 드는 스트라이드 동작 없이 가볍게 방망이를 돌린다. 우타자인 류현진이 잡아당겨서 왼쪽으로 힘있게 날아가는 타구는 적지만 중앙과 우측으로 향하는 직선 타구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파워포지션에서 스윙까지 가는 거리가 굉장히 짧다. 그래서 정확하게 방망이를 맞춘다"고 평했다.

◇유인구? 안 치면 되지

류현진의 스윙은 변화구에 약할 수 밖에 없다. 김용달(57) KIA 타격코치는 "다른 투수들이 류현진의 타격을 봤을 것이다. 직구는 지금 류현진의 스윙으로 충분히 때릴 수 있지만 변화구 대응이 문제"라고 했다. 손목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떨어지는 변화구에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다. 김 코치의 예언대로 투수들은 류현진을 상대로 변화구 비율을 높였다. 류현진이 3안타를 때려낸 지난달 14일 애리조나전 이후 류현진을 상대로 한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율은 20.8%에서 33.3%로 증가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마저도 쉽게 극복하고 있다. '선구안' 덕분이다. 류현진을 상대로 투수들이 던진 변화구는 절반 이상이 볼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를 끝까지 보고 참아낸다. 23개의 공 중 류현진은 12개를 볼로 골라냈다. 헛스윙은 3개 밖에 하지 않았다. 자연히 투수들도 괴로워진다. 지난 12일 마이애미전에서 얻어낸 첫 볼넷 장면이 대표적이다. 류현진은 마이애미 선발 케빈 슬로위의 변화구를 모조리 골라내고, 직구는 커트하면서 시즌 첫 볼넷을 얻어냈다. 타석당 투구수도 4.11개로 웬만한 타자들을 뛰어넘는다. 내셔널리그 최고 수준의 9번 타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류현진 맹타의 비결? '난 직구만 쳐!'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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