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은 8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4당 원내대표와 회동해 내년도 예산안 처리 및 개헌 일정 등을 논의했다.
정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해야 하는데 그냥 처리가 아니라 합의 처리해야 한다"면서 "아직 심사 못 한 법안에 대해서도 활발한 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우 원내대표는 "경제가 완연한 회복 기미를 보이는데 이번 예산안을 잘 통과시켜 회복 기미를 잘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제기하는 비판과 대안을 적극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정기국회가 많이 남지 않은 관계로 정책위의장 회동을 빨리해 효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자"면서 "개헌과 정개특위가 가동되는데 이런 것도 이제는 더 늦춰져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정 원내대표는 "예산안 합의 처리를 기대한다"면서 "여당이 아직 야당 '기'가 많이 남아 있는데 여당답게 마음의 폭을 넓혀줄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말한다"고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 경제의) 반짝 성장은 수출 호조에 의해 이뤄져서 우리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나 내수 측면에서는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내년 경제 핵폭탄은 최저 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도발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여야가 정기국회에서 조금 더 양보해 개헌과 선거제도를 금년말까지 해결해야 한다"면서 "각 당이 당리당략 차원에서 계산해도 국민만큼 계산을 못 한다"며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대승적 타협을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예산 심사의 걸림돌이 공무원 증원"이라며 "정부·여당이 공무원을 증원한다고 하면서 소요 재정 추계를 가져오지 않는데, 이러면 예산 심사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비판했다.
분당 사태를 맞은 바른정당의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내 사정으로 다음부터는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며 "어디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국회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 오전 진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과 관련해 서로를 추켜세우며 덕담을 내놓았다.
정 의장은 "연설이 아주 좋았는데 의원님들 매너가 더 좋았다"고 말했고, 우 원내대표는 "야당에서도 트럼프 방한 기간 정쟁을 중단하고 협력하자는 말이 있었고, 한미 동맹을 굳건히 만들어가는 데 힘을 모으는 국회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정은에 대해 따끔한 충고의 말을 더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해서 한가지 아쉽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함박웃음으로 정 의장 손을 잡는 모습을 보고 한미 동맹이 돈독히 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