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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타는' 외장재 못 쓰게 했지만…법 개정 전 지은 건물 수두룩

입력 2020-10-09 20:27 수정 2020-10-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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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이렇게 영화에서나 보던 것처럼 건물 외벽을 타고 불길이 빠르게 번진 건 '잘 타는 외장재'를 썼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2010년 부산 해운대에 있는 38층 주상복합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랑 같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때 법을 고쳐서 높은 건물에는 이런 외장재를 못 쓰게 했는데, 문제는 이번에 불 난 울산 아파트를 포함해서 그전에 지어진 건물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어서 안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불길이 잡힌 뒤 화재 현장 주변입니다.

불타는 외장재가 떨어져 내리고 바닥은 온통 잔해로 뒤덮였습니다.

화재 당시, 불길이 외벽을 타고 무섭게 타오르고 외장재들은 쉴 새 없이 떨어져 나가섭니다.

이번 화재 현장을 직접 조사한 전문가는 불에 잘 타는 외장재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현장 확인했는데 알루미늄 복합패널 맞고요. 얇은 알루미늄 판 뒤쪽에 폴리에틸렌, PE (넣은 겁니다.)]

건물 바깥쪽을 '알루미늄 복합패널'로 시공했는데 그 안에 넣은 단열재가 '폴리에틸렌'이란 얘기입니다.

폴리에틸렌은 인화점이 섭씨 240도로 낮아서 불에 잘 탑니다.

화재 현장의 불꽃은 섭씨 1000도 안팎입니다.

게다가 이런 외장재들을 붙이기 위해 휘발성 물질인 본드를 써서 불이 확 타오른 겁니다.

콘크리트 벽과 외장재를 연결하는 틀 사이에 공기층까지 만들어지면서 불길을 키웠습니다.

[오영환/국회의원 (전 소방관) : 알루미늄 자체가 일반 철재보다 녹는 점이 낮고, 불씨가 외장재 안으로 파고든 경우에는 파괴력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폴리에틸렌을 넣은 알루미늄 패널은 2010년 부산 해운대 38층 주상복합건물 우신골드스위트의 화재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후 30층 이상 고층건물에 대해서는 이런 외장재를 못 쓰게 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불이 난 건물은 2009년에 지어져 법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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