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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장 추천 난항…여 "18일까지" vs 야 "졸속 납기일"

입력 2020-11-16 18:25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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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문제를 놓고, 여야가 또다시 기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8일 추천위 회의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때도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공수처법을 개정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거죠. 반면, 국민의힘은 일정에 억지로 맞출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공수처장 후보 추천…"18일 데드라인" vs "졸속 납기일" >

지난주 금요일이었죠.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2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뭔가 결론이 나는가 싶었는데, 결국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오는 18일, 3차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는데요. 앞서 이달 안에는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시간표를 내놨었죠.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최후통첩에 나섰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번 수요일에 다시 회의를 연다고 하니 반드시 결론을 내주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야당이 시간 끌기에 나선다면 우리는 그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습니다. 이달 안에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것을 거듭 확인합니다.]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아예 개정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김용민 의원이 이미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입니다. 지금은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하려면, 추천위원 6명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이걸 5명으로 낮추자는 겁니다. 야당 측 추천위원의 비토권, 사라지게 됩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25일 법사위 소위가 지금 예정이 되어 있거든요. (25일이요.) 네, 그래서 18일 날 상황을 보고 안 된다면 25일부터는 공수처법 개정 논의를 할 수밖에 없지 않나 현실적으로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 검증을 강조했습니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그 중요한 공수처를 헐레벌떡 납기일에 맞춰야 하는 말 못 할 사연이라도 있느냐"는 겁니다.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도 "고의적인 지연전술이라고 볼 여지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졸속과 밀실, 깜깜이 심사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신중론"이라는 겁니다.

야당 측 추천으로 공수처장 후보군에 올랐죠. 석동현 변호사는 "공수처의 주된 수사 대상은 정부 여당의 실세들"이라면서 추억의 캐릭터를 소환했습니다. 공수처가 '포청천'이 될 텐데, 오히려 여당이 서두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는 겁니다. 판관 포청천의 작두, 신분과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았죠? 공수처는 '야당 탄압용'이라던, 기존 국민의힘의 주장과는 결이 좀 다른 듯합니다. 사실 여권에서 답답하게 생각했던 부분도 바로 이점이었습니다.

[조국/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지난해 3월 9일 / 화면출처: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 : 야당에서 주장하기를 공수처를 만들어서 야당을 탄압할 거다, 라고 계속 얘기를 하니까 저는 아주 황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수처가 만들어지면 여야 모두 막론하고 수사를 할 것이고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청와대인데 이걸 야당 탄압용이라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거고요.]

민주당의 최후통첩과 국민의힘의 반발. 지난번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선정 때와 '데자뷰'처럼 똑같습니다. 공수처 출범을 고리로,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사항까지 말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공수처를 조기에 출범시켜야 된다는 논리가 법에 만들어졌으니까 하자는 것인데 법에 만들어진 청와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그리고 북한인권특별대사는 4년째 지금 공석으로 있습니다. 그 이전에 공수처장 추천 절차와 관련해서 동시에 진행하자고 여러 번 제안이 있었고 반드시 그런 절차를 밟아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법대로 따랐다면, 공수처는 지난 7월 15일 출범했어야 합니다. 법정시한을 벌써 4개월이나 넘긴 겁니다. 더욱이 공수처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었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1차 토론회 (2017년 4월 / 화면제공: KBS) : 공수처 설립해서 검찰을 견제하고 검찰의 잘못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그렇게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전신이었죠, 자유한국당은 '1호 공약'으로 공수처 폐지를 내걸었습니다.

[김재원/당시 자유한국당 2020 희망공약개발단 총괄단장 (1월 9일) :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으로 첫째 과제로써 괴물 공수처를 폐지하겠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헌법에 근거하지 않는 무소불위의 수사기구를 탄생시켰습니다.]

지난 총선 결과, 잘 아시는대로입니다. 대선과 총선에서 두 차례나 심판 받은 '공수처'. 결과에 '승복'하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 11월엔 나타난다더니…김종인 뒤늦은 '자강론'? >

야권 대선 지지율 1위인 윤석열 검찰총장도,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2일) : 윤석열 총장이 지금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야당의 정치인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겁니다.]

야권을 새롭게 개편하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달 8일) :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도 좀 언급을 하셨다고…) 나한테 자꾸 우리 당 소속되지 않은 사람은 물어보지 마세요.]

모두 안 된다고 퇴짜를 놓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아직 김 위원장의 마음 속엔 11월에 나타난다는, 그 꿈틀이 대선 후보가 자리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벌써 11월 하고도 16일입니다. 11월도 채 보름이 남지 않았는데요. 아직 별다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당밖에서 꿈틀거린 분이 한 분 있긴 한데, 남의 당입니다. 김 비대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에 몸담고 있던 시절, 비서실장으로 인연을 맺었죠. 민주당 박용진 의원입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1일) : (단도직입적으로 여쭙죠. 대선 출마 준비를 하고 계시는 겁니까?) 고민 깊게 하고 있고요. 넓게 이야기를 듣고 해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런 기여를 하려고 하고. 이게 되게 중요한 문제잖아요. 그래서 쉽게 판단하거나 젊은 치기에 한번 도전해 보마. 이런 정도로 고민을 하고 있는 건 아니고요. 매우 진지하고 깊게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김 위원장이 11월을 콕 짚어 대선후보가 등장할 거라고 한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적어도 대선 1년 6개월 전에는 국민들 앞에 선을 보이고, 자기 표현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꿈틀이 후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당내엔 후보가 없다"고 잘라낸 탓일까요?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주자군들에 비해, 눈에 띄는 당내 주자도 없는 상태입니다.

마냥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순 없겠죠? 결국 김 위원장도 전략을 바꾼 듯합니다. 일단, 당내 파이를 키우자 '자강론'으로 돌아선 겁니다.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세 사람을 당내 대선 후보군으로 꼽았는데요. 오늘 차기 대선주자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죠. 유승민 전 의원의 '희망 22'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유승민 대표의 출정식이랄까 사무소 개소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무쪼록 이 개소식을 계기로 해서 앞으로 우리 유승민 대표께서 지향하는 바를 꼭 성취하실 수 있도록 제가 진심으로 기원해드리겠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 저는 2022년 3월 9일 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이 문재인 정권에 대한 퇴출 명령을 내려주시고 또 저희들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갖고, 기대를 갖고 그렇게 반드시 만들어주실 거라고 믿고 여러분들하고 같이 가려고 그럽니다.

김 위원장의 힘 싣기에 '호랑이 기운'을 얻은 듯합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대선행 열차에 사실상 몸을 실었습니다. 내년 서울시장 출마설에, 확실히 선을 그은 건데요. "겨울에 배가 조금 고프다고 해서 종자 씨를 먹어버리면 1년 농사를 어떻게 짓겠느냐"(mbn 인터뷰)는 겁니다.

종자 씨를 먹어버릴 순 없으니, 다른 먹거리라도 마련해야겠죠. 국민의힘은 내년 보궐선거에 대비한 맞춤형 정책 마련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구호였죠. 국민의힘판 '변주'라고 할까요. "문제는 집이야" 주택 문제에 화력을 집중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소위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매물이 씨가 마르고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최악의 전세 대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대란은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실패입니다. 국민의힘이 대안 세력으로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주력하겠습니다. 징벌 세금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못을 걷어내는 데 힘을 모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정부가 '부동산 사회주의'를 꿈꾸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며 살짝 색깔을 입히기도 했는데요. 김 위원장의 자강론, 설마 과거 보수진영의 행태를 다시 답습하자는 이야긴 아니겠죠.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공수처장 후보 추천…"18일 데드라인" vs "졸속 납기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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