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월요일, 전국 판사 100여 명이 모인 자리가 있었는데요. 이 회의에서 대법원의 사법 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추가 조사 권한을 달라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분위기를 살피고 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판사들의 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누가 책임이 있는지 밝힐 시간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대법원장은 사태를 방치했습니다. 후임 대법원장이 더 늦기 전에 사태를 수습할 수 있게 임기에 연연하지 마시고 지금 물러나십시오."
판사들이 이용하는 내부 통신망에 올라온 글 내용입니다.
이 게시판에는 어제(22일)부터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10여 건 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앞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의 '사법 개혁 학술대회' 외압 의혹과 판사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해 강도 높은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고 의결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승태 대법원장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양 대법원장은 나흘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내부 게시판에서는 익명으로 전국법관회의 대표성 등을 문제삼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양 대법원장이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며 일부 판사들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겁니다.
일부 글에는 사법부 수장이 무책임해서 판사들이 편이 갈려 싸우고 있다며 거센 항의의 표현을 담기도 했습니다.
양 대법원장의 신속한 입장 표명에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대법원 측은 입장 표명 시기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