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것도 이른바 갑을관계에서 나온 얘기라서 씁쓸합니다.
송우영 기자입니다.
[기자]
이모 씨는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사흘짜리 행사에 통역 아르바이트로 참여했다가 곤욕을 겪었습니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모 씨/아르바이트생 : (관광공사 직원이) 아까 마스크를 끼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계속 마스크를 끼셨기 때문에, 지금 해고당하시는 겁니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씨는 강력히 항의했지만 담당 직원은 마스크가 해외 바이어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이씨는 업무 중지 통보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 : 마스크를 착용하면 통역을 하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잘 안 되니까 혹시 마스크 착용을 안 해도 (되겠냐) 정중하게 부탁을 드렸거든요.]
대구의 한 백화점에서 판매직으로 일하고 있는 신 모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고객을 응대했다가 백화점 책임자로부터 제지를 받은 겁니다.
오히려 마스크를 써야 고객들이 안심하다고 말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백화점 판매원 : (메르스에) 걸리면 백화점이 책임 져 주냐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니까 그럴 거 같으면 그냥 관두세요. 이런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철저한 개인 위생이 강조되고 있지만 갑을 관계의 지배를 받는 사회적 약자들은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