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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16회] 남경필 vs 김진표, 선후배간 '날 선 공방'

입력 2014-06-0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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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는 같은 수원 출신인데다 서울 경복고 18년 선후배 사이입니다. 또 다니는 교회도 같아 초반부터 서로에 대한 비방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접전 속에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뻥 공약, 부동산 투기 같은 거친 말들이 튀어나옵니다.

경기도지사 선거 현장을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지사 선거의 초반 분위기는 점잖았습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던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는 이른바 '3무 선거'를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에 제안합니다.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이전 선거 때와 달리 유세차와 로고송, 네거티브가 없는 조용하고 내실있는 선거전을 펼치자는 것입니다.

김 후보도 방향성에 공감한다고 답합니다.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도 페어 플레이를 기대하게 합니다.

동향에다 같은 고교 출신, 그리고 함께 교회를 다니는 두 후보는 공식 일정마다 사이좋게 손을 맞잡았습니다.

[남경필 후보 : 반갑습니다.]

[김진표 후보 : 반갑습니다.]

각자가 유권자들과의 접촉면도 점차 늘려갑니다.

[남경필 후보 : 사랑합니다. 화성의 발전을 위해, 경기도의 발전 위해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여러분이 주신….]

[김진표 후보 : 몇 살이냐, 너. 7살? 엄마 말 잘 듣게 생겼네. 7살이면 이제 유치원 들어갔니? 아이고, 착하다.]

네거티브 없는 선거를 바라긴 시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종순/경기도 용인시 : 서로가 장ㆍ단점을 얘기할 수는 있는 건데 너무 나만 생각하는 것이고 남을 위한 건 없는 거야. 왜 상대방 단점을 얘기하고, 이건 안돼요.]

[박주연/경기도 군포시 : 각자의 내세우는 공약을 더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면 훨씬 믿음직스러울 텐데, 오히려 상대방을 깎아내린다는 그 자체가 자신이 약간 자신감 같은 것도 부족해 보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 앞에서는 모두가 죄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 후보 모두 후보 수락 연설에서 세월호에 대한 대책을 쏟아냈고,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내용의 TV 홍보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남경필 후보 : 지난달 11일 후보 수락 기자회견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책임자 처벌…국회 내의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진표 후보 : 지난달 11일 후보 수락 기자회견 배가 침몰한 후 추가 생존자 한 명도 구하지 못한 정부의 재난관리 시스템, 무능하고 무책임함의 원인이 있는지 철저히 규명 따져보겠습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돌입하면서 역시 안전 공약을 으뜸으로 앞세우기로 합니다.

엄마들 모임에 들른 김진표 후보는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합니다.

[김진표 후보 : (커피 좋아하세요?) 네, 향이 좋네요. 사실 커피는 마시는 것보다 냄새 맡는 게 더 좋아.]

이어 엄마들을 향해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다짐합니다.

[김진표 후보 : 도시에 꼭 필요한 곳엔 전부 LED 조명을 통해서 CCTV를 많이 설치해놓고 밝게 해서 범죄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역 인근을 돌아 본 남경필 후보 역시 시민들의 당부를 꼼꼼히 메모하면서 오래된 건물을 각별히 신경 쓰겠다며 안전 마인드를 강조합니다.

[남경필 후보 : 성남시장을 다녀왔는데 성남시장 그 건물이 경기도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았습니다. E등급은 바로 철거하지 않으면 무너지는 (건물입니다.)]

두 후보는 자신의 경력을 내세우며 각각 혁신 도지사, 듬직한 도지사를 표방합니다.

남경필 후보는 원조 소장파라고 강조하며 젊고 깨끗하고 소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합니다.

5선의 국회의원 경력을 바탕으로 제대로 도정을 챙기는 정책 지사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말합니다.

[남경필 후보 :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꿀 겁니다. 기득권 세력에게 충격을 줄 겁니다. 싹 바꾸고 혁신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정치, 바로 남경필이 혁신하겠습니다.]

김진표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고위 경제 관료로 쌓은 경험을 살려 경기도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원투수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합니다.

[김진표 후보 : 제가 부정부패를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금융실명제를 책임지고 완성시켜서 정착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런 평화롭고 신사적인 분위기는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거칠어집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으로 나타납니다.

경기도 내 7만여 명의 보육교사를 공무원으로 전환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각 당의 공방이 시작됩니다.

새누리당은 김진표 후보가 내놓은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며 계속 깎아 내립니다.

[김현숙/새누리당 의원 : 지난달 21일 이런 졸속 공약을 들고 나온걸 보면 굉장히 마음이 급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일단 지르고 보자, 표부터 얻고 보자는 식의 포퓰리즘 공약으로 경기도민을 현혹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과 남경필 후보도 이를 지지했으면서 말을 바꾼다고 지적합니다.

[김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지난달 21일 불과 한 달 전 공약을 헌신짝 버리듯 보육 공약 말바꾸기를 하고 있습니다. 말바꾸기와 헛된 공약을 남발하는 남경필 후보에 대해 경기도민은 신뢰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보육관련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 토론회장입니다.

두 후보는 미소를 지으며 들어섰지만 자리에 앉아선 돌변합니다.

침소봉대하지 말라, 감언이설하지 말라며 상대방에 대한 공격 수위도 한 단계 높입니다.

[김진표 후보 : 경기도가 부담할 금액은 15% 계산하면 2100억입니다. 사실이 이런데도 남경필 후보는 8조 원이 든다면서 침소봉대합니다. 몇십 조의 돈이 들어서 엄청난 일이 생긴다고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남경필 후보 : 이 예산이 지금 어디 있습니까. 수당에 연금까지 하면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예산인데 저는 이것이 감언이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혹되면 안 됩니다.]

[남경필 후보 : 민간 가정 어린이집에 준공영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재정적, 행정적인 지원을 하는 제도입니다. 다른 이야기를 다 똑같다고 하시니까 다 웃으시잖아요. 답답하고 다른 겁니다.]

[김진표 후보 : 저도 남경필 후보가 참 답답합니다.]

나흘 뒤인 지난달 28일 JTBC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만난 두 후보는 2라운드를 준비합니다.

김진표 후보는 토론회에 앞서 머리도 매만지고 넥타이도 고쳐 맵니다.

[김진표 후보 : 단추 하나 채우는 것도 텔레비전에 나가네, 이거.]

선대위원장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지원 사격을 나와 응원합니다.

[김진표 후보 : (참관 차 온 겁니다. 참관.) 아이고, 이거 송구스러워서….]

남경필 후보는 잠시 티타임을 갖고 공약을 재정리합니다.

[남경필 후보 : 변화의 방향과 변화는 누가 시킬 수 있겠느냐, 그것을 오늘 토론을 통해 남경필이 적임자구나…]

스튜디오에 들어선 두 사람.

이번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8년 도정을 놓고 설전을 벌입니다.

김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엽니다.

[김진표 후보 : 손학규 지사 땐 대한민국 전체 일자리 증가의 60%를 넘게 경기도가 공급했는데민선 5기(김문수 지사 재임 시)에 와선 그것이 15~20%로 왔다갔다 합니다. 잘못하면 식물 경기도로 전락해 버릴 겁니다.]

남 후보가 바로 맞받아 칩니다.

[남경필 후보 : 인천은 예산 대비 채무율이 지금 꼴찌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인천시장이야 말로 정말 파탄낸 재정파탄의 주범이라 바꿔도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서로 유리한 수치를 인용하면서 상대를 몰아세웁니다.

이렇게 날 선 공방이 이어진 건 판세가 혼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달 26일과 나흘 뒤인 30일, YTN과 JTBC 보도의 여론조사에선 남경필 후보와 김진표 후보의 지지율은 초접전을 보였습니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한 가운데 야외 유세에서도 거친 공방전이 이어집니다.

남 후보는 김 후보의 공약을 정조준합니다.

[남경필 후보/지난달 28일 00(장소 써주세요) : 공약이야 뭐 마음대로 뻥칠 수 있어요. 뻥치고 표 얻고 나 몰라라. 많이 속으셨잖아요. 저는 뻥공약에 속지 않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김 후보 역시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김진표 후보/지난달 28일 00(장소 써주세요) : 일자리가 줄어들면 소득이 줍니다. 김문수 도지사 이런 일을 예측하지 못하고 흥청망청 도 재정살림하다가 작년에 1조가 넘게 재정에 펑크가 나서….]

김진표 후보측은 남경필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합니다.

남 후보가 "제주도 농지를 불법 소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던진 겁니다.

[김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농지법 등을 위반하고 불법으로 소유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서 불법을 저지르며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사실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이에 남 후보측은 "지난 2010년, 잘못된 일이었음을 인정하고 이를 국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며 "사실을 왜곡하는 네거티브를 당장 중단하라"고 되받아쳤습니다.

남 후보는 '나쁜 관료'를 들고 나왔습니다.

[남경필 후보 : 좋은 관료들이 많습니다만 나쁜 관료들이 또 많아요. 또, 나쁜 관료가 누구냐? 정치인들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 이런 관료들이 나쁜 관료입니다.]

관료 출신 정치인이라는 걸 강점으로 내세우는 김진표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맞서 김 후보는 관피아를 척결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고 되받아칩니다.

[김진표 후보 : 관피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후보를 선택해 주십시오. 저는 행정사정을 속속들이 잘 압니다. 제가 어떤 부분을 어떻게 도려내야 관피아를 척결할 수 있는지….]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양 캠프는 정책 선거를 다시 강조합니다.

[이종훈 대변인/남경필 캠프 : 정책 경쟁은 하되, 인신공격의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것부터가 국민한테 우리 자신이 바뀌고 또 대한민국 정치가 바뀔 겁니다.]

[이기우 대변인/김진표 캠프 : 경기도가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마무리까지 지켜봐 주시면….]

두 후보에게 주어진 마지막 이틀, 누가 승기를 잡을지, 누가 반격의 카드를 꺼낼지 주목됩니다.

막바지 선거 운동에도 박차를 가합니다.

김 후보는 지하철 역 입구에서 서서 시민 한 명 한 명의 눈을 마추고 두 손을 꼭 잡으며 한 표를 호소합니다.

[김진표 후보 : 김진표입니다. 김진표입니다.]

남 후보 역시 유권자들과 릴레이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한 표를 호소합니다.

[남경필 후보 :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

하지만,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는 공방전에서 시민들은 어느 후보의 주장에 귀를 더 기울일지 주목됩니다.

[남경필 후보/지난달 30일 00(장소 써주세요) : 공약 남발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공무원 숫자를 7만 명씩 늘리는 이 어처구니없는 포퓰리즘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진표 후보/지난달 30일 00(장소 써주세요) : 남경필 후보는 두 달 전까지도 '나는 도지사 안 하겠습니다.나는 원내대표 할래요' 이렇게 도망 다니다가…새누리당에서 억지로 끌어들인 후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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