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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우울했던 박해일, 다시 섹시해졌다

입력 2016-08-09 10:01 수정 2016-08-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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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해일(39)에게서 여유가 읽힌다.

'제보자'·'은교' 때만 해도 날 선 느낌이 강했던 박해일이 예민함을 덜어내고 한층 유연해졌다. 최근 몇 년간 다소 정적인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하면서 의도적으로 대중과 살짝 거리감을 두는 것 같이 느껴졌던 박해일. 그랬던 그가 '덕혜옹주' 덕분인지, 세월의 영향인지 변했다. 부쩍 편안해진 모습이다. 유머 감각도 늘었다. 재치있는 멘트로 웃음을 자아낸다. 한층 친근해진 박해일은 100억 대작 상업영화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덕혜옹주'에서 덕혜옹주(손예진)의 곁을 평생 지키는 김장한 역을 연기했다. 딱 떨어지는 군복에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총을 쏘는 모습으로 '섹시한 독립투사'라는 새 별명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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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어땠나. 손예진은 많이 울었다더라.

"기술시사회를 먼저 보고 언론시사회를 통해 다시 봤다. 예진 씨가 정말 많이 울어 나도 깜짝 놀랐다. 본인의 영화를 보고 운 적도, 또 덕혜옹주 역할을 맡은 후에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운 적도 처음이라고 하더라. 얼만큼 준비했고 또 얼만큼 노력했는지 옆에서 봤기 때문에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손예진이 캐스팅 된 후 '덕혜옹주'에 합류했다.

"오래 전부터 '덕혜옹주'는 손예진으로 낙점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만났을 때 이미 모든 준비가 돼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손예진과 허진호 감독은 10년 전 '외출'이라는 작품도 함께 했던 사이기 때문에 난 하루 빨리 탑승해 안착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가자료 공부부터 일본어까지 서둘러 준비했다."

-로맨틱한 독립투사 느낌이 강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허진호 감독의 감성이 아닌가 싶다.(웃음) 난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해도 한 사람이 갖추고 있는 감성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감독마다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허진호 감독은 잘 알다시피 로맨스의 대가다. 그런 그가 '덕혜옹주'를 어떤 느낌으로 표현해 낼지 궁금했다. 내가 연기한 김장한 같은 경우는 덕혜옹주에 대한 감정이 남다른 인물이다. 감독님과 딱딱한 군인이라 하더라도 감정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를 나눴고 그렇게 연기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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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손예진의 모자를 살짝 고쳐주는 신도 인상 깊다는 평이 많다.

"그런 사소한 디테일이 허진호 감독의 힘이다. 모자 하나 싹 내려주고 머리카락을 살짝 넘겨주는, 작지만 섬세한 행동으로 허진호 감독의 영화가 완성되는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예진 씨도 그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덕혜옹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아련한 눈빛은 본인의 생각이었나.

"글쎄. 자연스럽게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이라는 공간에서 평생을 살다가 62년 1월 20일에 귀국을 하신다. 그 기분을 계속 품고 촬영을 하다 보니 그런 눈빛도 보여진 것 같다. 장한의 입장에서는 그토록 오랫동안 덕혜옹주를 조국으로 데려오고 싶어하지 않았냐. 그런 영혼이 깃들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은교'에 이어 이번에도 노역 분장을 감행했다.

"이게 하다보니 또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그 땐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못하겠다' 생각했는데 하게 되더라.(웃음) '은교' 때 굉장히 좋은 경험을 했고 배우로서 어떤 무기를 장착한 느낌이었다. 나라는 사람은 한 명이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배우의 확장성을 넓힐 수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은교' 때는 분장 기술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초반이었는데 지금은 훨씬 좋아졌다."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사진=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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