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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큰 숨을 내쉬어야 할 5월을 맞이하려면"

입력 2017-05-1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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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아이는 달렸습니다.

5월의 운동회, 머리 위에는 만국기가 펄럭였고 그 너머에는 파란 하늘이 그림 같았던 유년시절의 기억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5월의 운동회.

이미 가을 단풍도 흐릿했고, 화사했던 개나리 진달래도 흐릿한 지가 오래. 그러니 5월의 운동회는 마스크를 쓰거나 실내에서 공을 굴렸다 해서 이상할 것도 없는 시절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는 지금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사람이 많다"

강내희 전 중앙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미세먼지가 아닙니다.

차별받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빈곤에 내몰린 노인…그들이 내뱉는 날숨과 들숨 역시 편안하지 못 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새 정부가 출발한 지 이제 일주일.

신임 대통령은 미세먼지를 줄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하늘은 단숨에 쉬이 맑아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신임 대통령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미세먼지를 한 번에 싹 걷어낼 수 없듯이 쉽게 이뤄지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또한 알고 있는 것은 지난 시절…권력은 끊임없는 부정과 무관심으로 우리의 정당한 요구마저도 스스로 망각하게 해왔다는 것.

모든 일은 쉬워 보여도 또한 쉽지 않을 것이며 우리는 또 망각하지 않기 위해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달려도 되었던 5월. 그리고 웅크린 사람들이 큰 숨을 내쉬어야 할 5월을 맞이하고 싶다면 말입니다.

계절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지난 가을과 겨울을 겪어내면서 우리는 이미 깨달았기에.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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