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BS 본사에서 면담을 거부 당한 유가족들은 발길을 청와대로 돌려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습니다. 유족들은 경찰벽에 가로막힌 채 반 나절을 버텼습니다.
정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버스에 탄 유족들의 표정이 잔뜩 굳어 있고, 경찰 차량과 오토바이 두 대가 길을 안내합니다.
KBS 항의 방문 이후 100여명의 유족들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겠다며 청와대로 향한 겁니다.
하지만 길을 안내하는 경찰차량이 시속 20km의 속도로 운행하자, 항의방문을 늦추는 거냐며 유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집니다.
[비키란 말이야 그러니까. 비키라고 이 사람아.]
결국 경찰병력에 막힌 유가족들은, 광화문에서부터 청와대까지 행진을 시작합니다.
[김병권/유가족 대책위원회 위원장 : 저희 이야기 한 번만 좀 들어주세요. 제발 부탁 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제발 부탁 드립니다.]
청와대까지 진입하지 못한 유가족들은 인근 도로에 자리잡은 채 KBS 사장의 사과와 보도국장 해임을 요구했습니다.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유가족들이 희생된 학생들의 마지막 모습을 화면에 띄우자, 청와대 앞 도로는 순식간에 눈물바다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박준우 정무수석이 유가족 대표들과 협의에 나섰고 결국 KBS 길환영 사장이 현장에 찾아왔습니다.
길 사장은 보도국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며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요구했던 KBS 사장의 사과와 보도국장의 사퇴가 받아들여지자 다시 안산합동분향소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