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대를 받는 동물을 구출하기 위해서였다 라고 하더라도 주인 허락 없이 데려갔다면 절도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국제 동물보호 단체까지 항의에 나섰습니다.
송태희 기자입니다.
[기자]
2011년 11월 한 동물보호단체가 촬영한 화면입니다.
단체 대표 박소연씨와 회원들이 경기도 과천의 한 농장에서 개와 닭들이 학대받고 있다며 절단기로 우리를 끊고 동물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박소연/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 : 먹이나 식수도 제공되지 않았고 도살하는 도구들이 즐비하게 널려 있어 죽을 수 밖에 없는 동물이라 생각하고 제가 지나칠 수 없었죠.]
그러나 발끈한 농장 주인은 박 씨가 개 5마리와 닭 8마리를 훔쳤다며 특수 절도죄로 고소했습니다.
[한모씨/농장 주인 :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개도 개지만 (사온 지) 일주일된 닭도 훔쳐 가고.]
1, 2심 재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박씨에게 오늘(19일)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동물을 구출하려는 목적은 인정되지만 사전에 농장 주인에게 시정을 요구하거나 신고를 하지 않아 절도죄가 성립된다는 겁니다.
이 소식에 국내는 물론 외국 동물보호 단체까지 반발했습니다.
[강소양/동물사랑실천협회 : 요새 하루에도 2-30건식 전화나 메일로 신고가 들어오는데 이번 판결로 협회 활동이 축소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로라 웨버/미국 CFAF 동물보호단체 이사장 : 법은 어겼지만 도덕적으로 옳은 일은 한 것입니다. 동물들이 위험한 곳에 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일입니다.]
동물 보호냐 절도냐를 둘러싼 논란이 국제사회로까지 번질 태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