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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치는 전두환 "광주 학살 모른다"…다시 법정 부를 수 있나

입력 2019-11-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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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탓' 재판 안 나오더니…전두환, 골프장 라운딩 포착

전두환 씨가 오늘(7일) 오전에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라운딩을 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포착됐습니다. 전두환 씨는 광주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는 '건강이 나쁘다'는 취지로 주장을 하면서 출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산이 없다면서 1천억 원이 넘는 추징금도 여전히 내지 않고 있죠. 그런데 이런 전씨의 주장과 오늘 골프장에서의 모습은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먼저 하혜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두환 씨가 골프채를 휘두릅니다.

골프공이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오늘 아침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한 전씨는 오전 10시 50분쯤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 도착해 라운딩을 시작했습니다.

전씨와 친한 것으로 알려진 골프장 회장 등도 함께 있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은 촬영자를 골프채로 찌르고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 영상은 서대문구의원인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측이 찍어 JTBC에 제공했습니다.

전씨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전두환 :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인합니다.

[전두환 : 내가 이 사람아, 내가 이 사람아. 내가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추징금도 '낼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합니다.

[전두환 : (1000억 원 넘는 추징금 아직 검찰에 납부 안 하셨잖아요.) 자네가 좀 납부해 주라. (세금 언제 내실 겁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

전씨는 여전히 1천20억 원 정도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지방소득세와 양도세 등 30억이 넘는 세금도 납부하지 않아,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도 올라 있습니다.

전씨 측은 JTBC 취재진에게, "알츠하이머를 심하게 앓고 있어 대화 내용은 대부분 의미가 없는 말"이라고 전했습니다.
 
골프 치는 전두환 "광주 학살 모른다"…다시 법정 부를 수 있나

■ 전두환, 골프장서 2시간 체류…의사소통 문제없어 보여

[손석희 앵커]

전씨가 주기적으로 골프장을 오간다는 소문은 그동안에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영상으로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고 건강이 나쁘다던 전씨는, 골프 치는 모습은 정상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5월 단체들은 법원이 전씨의 재판 불출석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최규진 기자]

전두환 씨는 골프장 회장과 수행원들을 이끌고 2시간가량 골프를 즐겼습니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건 물론, 외부인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전두환 : 너 명함 있냐? (정의당 부대표 임한솔입니다) 정의당?]

그동안 전씨를 골프장에서 목격했다는 증언은 많았지만, 실제 모습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씨는 자신을 향한 질문이 이어지자, 골프를 멈추고 신경질을 내기도 했습니다.

[전두환 : 너 군대 갔다 왔냐? (갔다 왔어요.) 어디 갔다 왔냐?]

전씨와 함께 라운딩 중이었던 한 남성은 임한솔 부 의원을 골프채로 찌르고 과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정기 전 비서관은 부인 이순자 씨의 골프 모임에 따라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전씨를 혼자 남겨둘 수 없어 함께 갔다는 것입니다.

또 전씨가 올해 88세의 고령이어서,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도 필요해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비서관 : 하루에도 몇 번씩 약도 챙겨 드셔야 하는데 집에 혼자 계시면 그걸 못 하거든요. 일상적인 대화 같은 건 하지만 정상적으로 판단하시고 그럴 상태는 아니에요.]

이처럼 몇 시간씩 바깥에서 활동해야 하는 골프를 칠 정도의 체력을 가진 전씨가 법원에 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5.18 기념재단 측은 전씨가 건강 이상을 핑계로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라며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골프 치는 전두환 "광주 학살 모른다"…다시 법정 부를 수 있나

■ [팩트체크] '골프 치는 전두환'…다시 법정 부를 수 있나?

[임한솔/정의당 부대표 : 광주 5·18 학살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시죠.]

[전두환 :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내가 이 사람아. 내가 이 사람아. 내가 발표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임한솔/정의당 부대표 : 당시에 실권자셨잖아요.]

[전두환 : 너 군대 갔다 왔냐? 어디 갔다 왔냐?]

[임한솔/정의당 부대표 : 세금 언제 내실 겁니까? 말씀해주십시오.]

[전두환 :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 너 명함 있냐?]

[앵커]

전두환 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한 뒤로는 더 이상 출석하지 않고 있는데요. 영상 보신 것처럼 전씨가 비교적 건강한 걸로 보이니까 재판부가 법정에 다시 나오라고 할 수 있는 건지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전씨가 지금 재판에 안 나올 수 있는 근거가 뭡니까?

[기자]

많은 시민들이 전씨에 대해서 지금 법정에 나와서 국민들에게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왜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느냐라고 비판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 원칙적으로는 형사재판 피고인은 재판에 나와야 합니다.

다만 처벌 수위가 낮은 사건의 경우에는 일부 예외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중에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넘는 벌금, 이 사건에 포함될 경우에는 불출석 허가 신청을 하고 법원이 허가를 하면 출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씨 사건이 바로 여기에 포함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막무가내로 안 나오는 건 아니고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는 거죠?

[기자]

전씨 측이 고령으로 서울에서 법원이 있는 광주까지 이동하는 게 어렵다 뭐 이런 이유 등을 들어서 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허가를 했습니다.

피고인이 변호인을 선임했으니까 불출석을 허가하더라도 방어권 보장이나 재판 진행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영상이 찍힌 골프장이 강원도고 아까 뭐 보셔서 아시겠지만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혹시 이런 점을 근거로 해서 재판부가 전씨한테 재판에 다시 나와라. 그 불출석 허가를 다시 취소하겠다, 이럴 수 있습니까?

[기자]

형사소송 규칙상으로는 출석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불출석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다만 현재 재판 진행 과정을 보면 1심 재판이 막바지입니다.

그래서 만약 전씨에게 다시 나오라고 했는데 만약 안 나오고 시간만 지나면 일정이 지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런 걸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재판장 판단에 달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어떤 경우든 마지막 일정. 선거 공판에는 꼭 나와야 합니다.

[앵커]

검찰 소환이나 재판에 나오지 않을 때마다 들었던 이유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오늘 영상 속 모습을 보면 결과적으로 전씨 측 주장을 납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 거죠?

[기자]

아마 시청자 여러분들도 그렇게 느끼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전씨 측은 건강 문제나 또 고령 뭐 이런 걸 이유로 소환이나 출석에 응하지 않아 왔습니다.

좀 짚어보면 지난해 검찰의 출석 요구에 두 차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고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서면 진술서만 냈습니다.

또 결국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주고 나서도 지난해 8월에 한 번 또 올해 1월에 또 한 번. 각각 건강 문제를 들어서 재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자 그제야 지난 3월에 부인 이순자 씨와 출석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 첫 공판 바로 전날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는 이렇게 장문의 입장문을 냈는데요.

전씨의 알츠하이머를 강조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2013년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고 인지능력이나 정신건강이 정상 수준이 아니다.

왕복 10시간 걸리는 광주까지 이동하는 게 무리다. 그래서 출석할 수 없다, 이런 내용 등이었습니다.

[앵커]

지난 3월에 딱 한 번 광주지법에 출석했을 때에도 국민들한테 사과 한마디 안 해서 공분이 컸는데. 이제 오늘 이렇게 골프 치는 모습이 나오니까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전씨가 아까 보신 것처럼 광주학살에 대해서 나는 모른다 이렇게 또렷하게 반박을 하는 모습도 있었는데요.

법정에서라도 진심 어린 사죄를 듣고 싶다 이런 광주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사당국과 재판부 그리고 국민들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화면제공 :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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