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드시 1등해라' '경쟁에서 꼭 살아남아라' 우리 스포츠가 보여줬던 모습이고 사실 우리도 그런 성취에 열광하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23일)은 그냥 '1승'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주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남자 수구대표팀 이야기입니다.
백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 한국:뉴질랜드|남자 수구 15·16위 결정전 >
팽팽한 경기 끝에 들어간 승부 던지기.
한 골을 막았을 뿐인데 이긴 것처럼 기뻐하고 정말 승리가 확정되자 서로 얼싸 안습니다.
16개 나라 중 15등, 대회 꼴찌를 면한 것뿐인데도 환호를 쏟아낸 이유, 우리 수구를 들여다보면 이해가 갑니다.
[대한뉴스 (1984 아시아 수영 선수권 대회) : 폐막 경기로 열린 수구 경기에서 한국은 강적 일본을 10대8로 격파해 금메달을 추가했습니다.]
한 때 아시아 최고 자리에 오르면서 아시안게임 메달도 두 개나 땄던 우리 남자 수구는 그 영광의 순간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최윤희와 박태환 빛나는 수영 스타들과 함께 경영에만 사람이 몰리면서 대학 팀 1개, 실업팀 7개, 전문 선수 딱 67명으로 이제는 대표팀을 선발하고 훈련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이번 대회 목표도 딱 '1승'이었습니다.
네 경기 89골을 내주면서도 끝까지 싸웠습니다.
[이선욱/수구 대표팀 주장 : 26점을 먹었어요, 그리스전 때. 우리 시합 다 끝난 거 아니니까 포기하지 말자고 했고.]
결국 마지막 경기, 대회 꼴찌를 가리는 순위결정전에서는 확 달라졌습니다.
이번 대회 처음 선제골을 기록했고 승부던지기까지 끌고가 결국 힘겹게 1승을 따냈습니다.
꿈같은 승리를 발판삼아 선수들은 더 큰 그림도 그려봅니다.
[이승재/수구 대표팀 코치 : 올림픽 예선전에 나가서 카자흐스탄이나 중국을 잡아서 올림픽을 꼭 출전할 수 있도록…]
남자 수구가 올림픽 무대에 선 것은 서울에서 열려 예선전을 치르지 않았던 1988년 대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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