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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두산이 쓴 '48시간49분 드라마'

입력 2015-10-31 17:59 수정 2015-10-3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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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두산이 쓴 '48시간49분 드라마'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두산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3-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2001년 우승 이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정규시즌을 3위(79승65패)로 마감한 두산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으로 14연전 동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라마를 썼다.

두산이 14경기를 펼치며 우승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은 48시간49분이다.

3승1패로 끝난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큰 인상을 남긴 경기는 14일 열린 4차전이다.

1승만 더 거두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는 4차전에서 두산은 넥센의 선발투수 양훈의 구위에 눌려 6회초까지 2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에 반해 이현호~노경은~윤명준이 차례로 나선 마운드는 9실점하며 무너졌다. 두산은 6회말까지 2-9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최종 5차전까지 갈 것 같은 분위기에서 기적이 연출됐다. 7회와 8회에 각각 2점, 1점씩 올리며 발판을 마련했고, 마지막 9회에 대거 6점을 올리며 11-9 역전승을 거뒀다.

단기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대역전극이었다.

18일부터 시작된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승부를 통해선 더스틴 니퍼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2011년부터 4년 동안 10승 이상을 거둔 니퍼트는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정규시즌에서 결장이 잦았고, 6승5패에 머물렀다. 평균자책점은 5.10.

포스트시즌에서 제 모습을 찾았다.

니퍼트는 1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팀은 7-0으로 이겼다.

그러나 장원준이 호투한 2차전을 1-2로 아쉽게 내줬고, 3차전에서 2-16으로 완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특히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NC의 불방망이에 혼쭐이 났다. NC는 홈런 2개를 포함해 19안타를 몰아쳤다.

경기 시간은 무려 4시간44분. 두산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치른 경기 중 가장 긴 시간이었다. 패배는 물론 정신적인 충격까지 줄만큼 일방적인 NC의 경기였다.

여기서 팀을 구한 것도 니퍼트. 니퍼트는 22일 4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효율적으로 피칭을 선보이며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7-0으로 승리했다.

결국 두산이 5차전 승리와 함께 한국시리즈에 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니퍼트였다.

한국시리즈 상대는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였다.

다잡은 1차전(26일)을 8-9로 내줬을 때만 해도 두산의 운은 다한 듯 했다.

두산은 7회초까지 8-4로 앞서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의 저력은 대단했다. 7회말에 5점을 쓸어 담으며 9-8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 입장에서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뼈아팠다.

8-7로 앞선 7회말 2사 2, 3루에서 이지영을 평범한 땅볼로 유도했지만 1루수 오재일이 송구를 잡지 못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패배보다 허무함이 더 크게 느껴진 한판이었다.

자칫 긴 레이스를 이어온 두산에 찬물을 끼얹어 급격히 삼성 쪽으로 추가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극적인 '미러클 두산'의 시작일 뿐이었다.

27일 니퍼트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6-1 승리를 거뒀고, 3차전에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등판한 장원준이 7⅔이닝을 던져 1실점으로 잘 막아 5-1로 이겼다.

2경기 연속으로 선발투수의 활약으로 효율적이면서 가장 원했던 시나리오대로 웃었다.

30일 4차전에선 9회 마지막 위기를 잘 넘겨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2-3으로 뒤진 2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2번째 투수 노경은이 5⅔이닝 동안 신기에 가까운 피칭으로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5차전은 초반에 승기를 잡은 완승이었다.

정상 탈환까지 걸린 14년만큼이나 길었던 48시간49분이었다.

◇두산 베어스 2015 포스트시즌 결과

▲준플레이오프(3승1패) - 상대 넥센

1차전(10월10일·잠실구장) 4-3 승(3시간44분)
2차전(11일·잠실구장) 3-2 승(3시간33분)
3차전(13일·목동구장) 2-5 패(3시간16분)
4차전(14일·목동구장) 11-9 승(3시간57분)

▲플레이오프(3승2패) - 상대 NC

1차전(18일·마산구장) 7-0 승(2시간48분)
2차전(19일·마산구장) 1-2 패(2시간57분)
3차전(21일·잠실구장) 2-16 패(4시간14분)
4차전(22일·잠실구장) 7-0 승(3시간33분)
5차전(24일·마산구장) 6-4 승(3시간40분)

▲한국시리즈(4승1패) - 상대 삼성

1차전(26일·대구구장) 8-9 패(3시간46분)
2차전(27일·대구구장) 6-1 승(3시간6분)
3차전(29일·잠실구장) 5-1 승(3시간22분)
4차전(30일·잠실구장) 4-3 승(3시간21분)
5차전(31일·잠실구장) 13-2 승(3시간32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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