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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경제] '피부병 닭발' 보도 후 2년, 다시 찾은 현장은

입력 2021-03-12 21:05 수정 2021-03-1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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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닭발은 술안주로도 인기가 많고 한약 재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피부병에 걸려 곪은 닭발이 시중에 유통되는 현실을 저희가 2년 전에 취재해서 보도해드렸습니다. 지금은 좀 달라졌을까요?

발로 뛰는 '발품경제' 이주찬 기자가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고 국내 유명 기업 제품도 직접 사서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새까맣게 변한 닭 발바닥.

피부병 일종인 지류증에 걸린 일명 '무좀 닭발'입니다.

[양계업계 관계자 (2019년 9월) : 썩은 거야, X 밟아서 X독 오른 거예요.]

2019년 9월 JTBC는 피부병에 걸린 닭발이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는 현장을 고발했습니다.

대학교에서 검사한 결과 모든 닭발에서 식중독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가정집 화장실 변기에 있는 일반 세균보다 최소 1만 배가 넘게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JTBC가 보도한 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모란시장의 상황은 어떨지 직접 가보겠습니다.

시장 초입의 진열대에서 판매되고 있는 닭발 대부분 깨끗해 보입니다.

[모란시장 닭집 주인 : (닭발 깨끗해요?) 깨끗해요. (어디 산이에요?) 브라질산이에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모란시장 도매상인 : 발에 껍질 같은 게 있을 거예요. 뜯어내고 손질해야 해요. 우린 손질하는 게 힘들어서.]

확인해 봤더니 닭 발바닥이 시꺼멓습니다.

'무좀 닭발'입니다.

다시 가서 물어봤습니다.

[모란시장 도매상인 : (시커먼 부분 뭐예요?) 닭이 걸어다니다 붙은 거예요. 토종닭이라 그래요. 괜찮아요.]

서울 청량리시장과 경동시장도 가봤습니다.

[경동시장 닭 부산물 도매상인 : 똥 아무 데나 싸고 밟고 다니고…그게 무좀 닭발이에요. 얘네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거예요.]

역시 대다수 가게는 깨끗하게 보이는 닭발을 팔고 있었습니다.

[청량리시장 닭고기 도매상인 : (손질된 거예요?) 얘네들은 모두 미용실 다녀온 애들이예요…]

그러다 취재진 카메라에 잡힌 검게 변한 닭발, 피부병이 있는 닭발로 의심됩니다.

닭 부산물이 가장 많이 거래되는 서울중앙시장은 닭발 상태가 대부분 좋았습니다.

[중앙시장 닭 부산물 상인 : (국내산이에요?) 네. (깨끗해요?) 보시면 아시잖아요. 깨끗하다니까요! 다른 곳하고 달라요.]

냉동 닭발은 어떨까.

국내 유명 기업 두 곳의 냉동 포장 닭발까지 구입해 확인해 봤습니다.

손질하지 않았다는 닭발에선 검게 변색한 부분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시장가게에서 깨끗한 닭발을 취급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피부병에 걸린 닭발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는 재작년 JTBC의 보도 이후 관리 감독을 강화했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닭을 잡는 도계장 중 대형업체에선 곪은 닭발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소규모 도계장이나 농가와 직거래하는 전통시장에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피부염 부위를 깨끗이 잘라내고 푹 익히면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곪은 닭발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닭을 키우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닭 부산물 유통업체 대표 : (2019년) 방송 나가고 나서 도계장에서 신경 많이 써서 하죠. 그렇지만 도계장이 여러 군데다 보니까 겨울에는 추우니까 청소를 안 하고 그래요. 부지런한 사람이 하는 곳은 발이 아주 깨끗하고.]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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