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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미세먼지 속에서 운동 강행, 괜찮을까?

입력 2016-04-25 22:17 수정 2016-04-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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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동안에 마라톤 하신 분들도 계시고 등산 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특히 어린아이들은 굉장히 좀 나쁜 공기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아이들도 마스크 하지 않고. 물론 아이들을 위한 마스크가 따로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아무튼 주말에 그런 안타까운 풍경을 많이 봤습니다. 현장에 취재에서 나가 보니까 '미세먼지 때문에 평소 하던 운동을 중단하는 게 더 나쁜 것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게다가 몇몇 매체를 통해서 보면 '운동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미세먼지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러니까 운동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 어떤 몇몇 일부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소개된 바도 있는데요.

말씀하셨던 대로 이번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분들 가운데서도 '비 오면 비 온다고, 바람 불면 바람 분다고 마라톤 대회를 취소할 거냐', '미세먼지는 오히려 마라톤으로 이길 수 있다', '마스크 안 하고 뛰었는데 멀쩡했다' 이런 반응들 많이 있었습니다.

[앵커]

물론 지금은 멀쩡하죠. 나중에 어떤 나쁜 결과로 나타날까 봐 걱정인 거죠,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렇죠? 매일 이렇게 나가서 다닌 분들은, 요즘은 거의 일상화 돼 있기 때문에 좀 무감해졌을 가능성이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운동 효과라는 게 미세먼지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시키는지 한번 봐야지 될 텐데요.

일단 세계보건기구 WHO가 미세먼지를 폐암 등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것, 앞서도 이야기 나왔지만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게다가 또 최근 미국에서 나온 연구결과인데요. 미세먼지가 짙은 날일수록 심근경색, 급성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어제 같은 날 서울 시내를 달린다는 건 밀폐된 방 안에서 10시간에서 12시 동안 담배연기를 마시는 것과 같다"라면서 마라톤 대회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나 취소는 안 했던 걸로 알고 있고요. 이렇게 10시간 내지 12시간 이상 밀폐된 곳에서 담배연기를 마시는 것과 같다라는 것은 그게 근거가 있는 겁니까?

[기자]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연구결과가 하나 있는데요. 이탈리아 국립암센터가 했던 실험입니다.

좁은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 1개비를 태울 때, 그리고 또 디젤 자동차를 공회전 시킬 때 모두 유해한 미세먼지가 발생을 하는데요. 그 양이 담배를 태울 때 최대 10배 더 많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바탕으로 해서 환산을 해 보니까 대기 중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 그러니까 1세 제곱미터당 162마이크로그램 이상인 날 밖을 돌아다니는 게 이 담배연기가 나오는 방 안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거나 더 나쁘다는 분석도 나왔던 겁니다.

물론 이 각각의 서로 기준이 달라서 환경운동연합 주장대로 정말 10시간 이상 담배연기 마신 것과 같을지는 확실하지는 않은데요.

23일 밤, 마라톤 대회가 있기 전날 서울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373마이크로그램이었습니다.

[앵커]

가장 높았군요, 전국에서.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 상당히 건강에 좋지 않았을 거라는 것은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고요. 또 감안해야 할 부분이 이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장영기 교수/수원대 환경공학과 :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렸을 때는 조건이 무엇이냐 하면 야외운동이나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거든요. 왜냐하면 평상시보다 호흡량이 많아지니까, 그리고 운동하다 보면 코로 숨 쉬는 것보다 입으로 숨 쉬는 게 많아지잖아요. 그러면 오염물질을 흡입할 가능성이 훨씬 커지죠. 그만큼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니까.]

[앵커]

이거 너무 당연한 얘기이기는 한데. 뛰면 아무래도 호흡이 가빠지고 미세먼지를 더 많이 받아들이는 것. 특히 코가 아니면 입으로 숨을 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얘기를 하신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자세히 말씀드리면 가만히 있을 때 성인의 호흡량은 1분에 6리터 정도입니다.

그런데 오래달리면 80리터 정도로 증가를 하는 겁니다.

[앵커]

6에서 80리터로?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공기 중 미세먼지도 당연히 더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건데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하루이틀 쉰다고 운동 효과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 미세먼지 많을 때 운동하는 게 실익이 없다"라면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운동을 자제하는 게 맞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무래도 폭우나 폭설 이런 것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걱정들을 훨씬 더 하지 않고 체감도 덜 하는 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여드릴 게 이번 주말, 이틀 동안 전국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목록입니다.

[앵커]

이렇게 많나요?

[기자]

무려 20곳 가까이에서 열렸는데요. 미세먼지로 취소됐다는 곳은 없었습니다.

환경부에서도 미세먼지 경보를 내릴 때 야외활동을 자제하라 이렇게 정도로만 하지 구체적으로 강제성 있는 지침을 둔 건 아닌데요.

미세먼지가 정말 치명적이라고 판단을 한다면 정말 심각성을 느끼게 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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