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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변질 논란 아이스버킷 챌린지…"절실함 알아줬으면"

입력 2014-08-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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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변질 논란 아이스버킷 챌린지…"절실함 알아줬으면"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위한 아이스버킷(얼음물샤워) 챌린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내노라하는 유명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후원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참가자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또 다른 참가자 3명을 지목하는 기부 캠페인이다. 지목당한 참가자들은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기부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스버킷의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단순히 웃고 즐기는 이벤트성 행사로 비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배우 이켠은 자신의 트위터에 "유행어처럼 아이스 버킷 동영상이 올라온다. 그 마음은 인정하지만 루게릭병에 관해서는 알고들 하는 건가"라며 "차가운 얼음물이 닿을 때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고통을 묘사한 건데 다들 너무 재미삼아 즐기는 것 같다. 그럴 거면 하지마"라는 글을 게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1일 강원 춘천지역의 한 SNS 커뮤니티에도 일반인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20대 남성이 얼음물을 뒤집어씀과 동시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다음 참가자를 지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이 게시물에 댓글들이다. 'ㅋㅋㅋㅋㅋ' '웃고 간다' '찍은것 뿐인데 유행이길래' '가지 가지 하네' 등 루게릭병 환자를 돕고 그들의 아픔을 공유한다는 본래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단순한 '볼거리'로 인식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한국루게릭협회에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유행과 더불어 일부 환자가족들의 항의전화도 잇따르고 있다. 복지지원이 열악한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과 후원이 높아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나 가족들의 시선에는 불편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국루게릭협회 조광희 사무국장은 "이렇게라도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고통과 어려움이 알려지는 것은 좋지만 챌린지 속에 담긴 그들의 아픔과 절실함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루게릭병 판정은 '사형선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병으로 가정마저 유지하기 어려운 하나의 '재앙'같은 병"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어 "이번을 계기로 지속적인 관심과 열악한 사회복지체계의 개선이 이어져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덜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파괴되면서 사멸하는 질환으로 병이 진행되면서 호흡근의 마비까지 오게 돼 수년내에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주로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고 여성보다 남성 1.4~2.5배 정도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000여명이 이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으나 마땅한 치료약이 없어 개발 중에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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