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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해설' 안정환 "난 탈진했었다…국민들 원하는 모습 아닐까"

입력 2014-05-30 07:02 수정 2014-05-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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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해설' 안정환 "난 탈진했었다…국민들 원하는 모습 아닐까"


안정환(38) MBC 해설위원이 '미스터 쓴소리'로 떠올랐다. 안 위원은 지난 28일 한국-튀니지 평가전에서 A매치 해설 데뷔전을 치렀다. 0-1로 무기력하게 패한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버럭 해설'로 축구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안 위원은 후반 막판 역습 상황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이 마음에 안들자 "늦어요! 늦어요! 늦어요!"라고 호통을 쳤다. "사람보다는 공이 더 빠르다. 드리블보다는 패스를 했어야 했다", "그라운드 안에 감독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대표팀에는 감독이 없다" 등 직설 화법으로 따끔한 지적을 했다.

경기 후 안 위원은 "출정식에서 졌지만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라"며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축구팬들은 '안정환이 팬들의 가려운 곳을 속시원하게 긁어줬다', '안정환 어록이 탄생했다'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안 위원은 브라질 월드컵 기간에 본지 해설위원으로 활동한다. 지난 14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민감한 대표팀 관련 주제에 "대표팀 선발 원칙은 홍명보 감독이 아니라 우리가 깨고 있다", "의리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이 지키는 것이다" 등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내놓으며 큰 관심을 모았다. 29일 안 위원이 튀니지전에 관해 못다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버럭 해설' 안정환 "난 탈진했었다…국민들 원하는 모습 아닐까"


-튀니지전은 어떻게 봤나.

"아쉽지만 괜찮았다. 선수들이 지금 컨디션이 좋을 리 없다. 유럽파 선수들 시즌이 이제 막 끝났다. 박주영(29·아스널)은 실전 감각 문제도 있고…. 그런데 선수들 몸이 안 좋은 건 이해하지만, 부상을 염려해서 몸을 사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버럭 해설'이 화제다.

"안타까워서 그랬다. 역습 때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선수 시절 월드컵 출정식을 세 차례 해 봤는데.

"나도 출정식 때는 몸이 100%가 아니었다. 지금 좋으면 정작 월드컵 본선 때 안 좋다. 다만, 국내 마지막 평가전인데…. 대표팀이 아무리 못 해도 그 정도는 아니다. 내가 알고 있던 선수들이 안 보인 것 같아서 아쉬웠다. 물론 부상을 걱정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인 걸 못 했다. 지금 대표팀은 개개인 욕심이 많은 팀 같다. 빨리 '원팀(One Team)'이 되어야 한다."

'버럭 해설' 안정환 "난 탈진했었다…국민들 원하는 모습 아닐까"


-2002년 한·일 월드컵을 50일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현재 50%다. 하루에 1%씩 기량을 향상시켜 개막 때 100%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님도 당시 체력훈련을 먼저 실시하다가 나중에 전술 훈련을 병행했다.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1%씩 올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스위스전 패배 후 서럽게 눈물을 쏟은 이천수의 모습을 원하는 팬들도 많다.

"난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와 16강전 후 골든골 넣고 힘들어서 울었다(웃음). 근데 우는 게 최고의 표현 방법은 아니다. 난 현역 시절 경기 후 자주 탈진하고, 밥도 못 먹고, 토하기도 했다. 국민들이 그런 모습을 원하시는 게 아닐까."

-한국 공격이 튀니지 수비도 못 뚫는데, 월드컵 본선에서 러시아 수비를 뚫을 수 있을까.

"튀니지전이 다는 아니다. 선수들도 다 생각이 있겠지. 다만 튀니지전처럼 한국 선수들이 너무 수비 뒷공간만 노리면 끊긴다. 제2의 동작이 필요하다. 튀니지전에서는 한국의 공수 밸런스가 깨져서 모래알 같은 팀이었다. 선수들이 감독을 실망시켰다."

-대표팀에 월드컵 경험자가 5명 뿐이다. 답답한 경기를 할 때는 누가 해결해 줘야 할까.

"그런 역할을 해 주라고 노장이 필요한 건데…. 안에서 어려울 때 컨트롤 해주고, 힘을 불어넣어 주고. (박)주영이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 곽태휘(33·알힐랄)도 그렇고."

-대표팀이 30일 전지훈련지 마이애미로 떠난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정신적·심리적 컨트롤이 중요하다. 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룸메이트 이을용과 경기 전날 말 한 마디도 안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밥 먹으러 갈 때도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

-왼쪽 풀백 김진수가 낙마하고 박주호가 대체 선수로 뽑혔다.

"진수는 얼마나 아쉽겠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부상 때문인데. 진수는 어리니까 명심해야 한다. 이걸로 축구 관두는게 아니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힘내라."

박린·김지한 기자 rpark7@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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