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이후 처음으로 실시될 예정이던 검찰의 구치소 방문조사를 어제(26일) 거부했습니다. 앞으로 검찰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이같은 대응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고수해온 정치 보복 프레임과 비슷합니다.
강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사 당일 '검찰 수사 거부' 카드를 꺼내 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강훈/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 (검찰은) 일방적인 피의사실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은 10여 년 전부터 지속된 의혹으로 검찰 안팎에서 이미 외부에 알려져 있었습니다.
또 측근들이 검찰에서뿐 아니라 언론 인터뷰나 자신의 재판 등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피의사실 공표를 주장하는 건 수사를 정치보복 프레임에 넣으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피의사실 공표는 명분일 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프레임' 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첫 기자회견에서 이번 수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또 검찰 소환조사 당일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며 억울함을 간접적으로 토로했습니다.
구속 직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에서도 '내가 구속되면서 가족의 고통이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정치 지도자이자 희생자로서의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구속기한이 연장된 뒤 '정치 보복'을 주장하며 모든 재판과 검찰 추가 수사에 일절 응하지 않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