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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걱정에 기도까지, 아이들의 '네번째 편지' 속엔…

입력 2014-05-0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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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9일) 저희는 세월호 4층에 있던 고 김시연 양의 휴대폰 영상을 입수해서 보도해드리려 합니다. 김시연양은 저와 처음 인터뷰했던 김중열 씨의 따님입니다. 김중열씨가 저와 두번째 인터뷰하려던 바로 그 순간에 김 양은 시신으로 돌아왔었습니다.

고 김시연 양의 이 영상은 최초 침몰 신고가 있기 직전인 8시50분부터 50분간 간헐적으로 찍힌 영상들입니다. 배가 기울자 당황해하는 여학생들의 모습과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을 불신하는 아이들의 대화, 또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걱정하며 기도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어제 이 영상을 보신 학부모들은 한참을 통곡했다고 합니다. 바다로부터 온 아이들의 네번째 편지입니다.

김관 기자가 보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동영상은 여학생들의 비명 소리로 시작합니다.

[야 진짜, 너무 심해 이건.]

고 김시연 양이 처음 촬영 버튼을 누른 시간은 오전 8시 50분인데, 이는 최초 침몰 신고가 접수되기 2분 전입니다.

[커튼 찍어, 커튼.]

커튼은 창문에서 45도 넘게 벌어졌고, 아이들은 움직여 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내 옆으로 올 수 있겠어?]

[못 움직이겠어.]

[너무 무서워.]

[야, 나 진짜 무서워.]

[우리 지금 벽에 붙어있다.]

영상은 5분 뒤, 8시 56분 다시 촬영됐습니다.

[우리는 진짜로 죽을 위기야. 이 정도로 기울었다. 오늘은 4월 16일.]

그 순간, 방송이 나옵니다.

[선내에 계신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잡을 수 있는 봉이나 물건을 잡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귀를 의심합니다.

[야, 미쳤나봐.]

[이런 상황에서 막 그러지 않냐? 안전하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그러면 지들끼리 다 나가고.]

[지하철도 그렇잖아. 안전하니까 좀만 있어달라고 했는데, 진짜로 좀 있었는데 죽었다고. 나간 사람들은 살고.]

45분 뒤 다시 시작된 영상 속엔 구명조끼를 입은 채 겁에 질린 여학생이 보입니다.

그리고 시연양은 마지막 기도를 남깁니다.

[우리 반 아이들 잘 있겠죠? 선상에 있는 애들이 무척이나 걱정됩니다. 진심입니다. 부디 한명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수학여행) 갔다올 수 있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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