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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공 핵심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 "전두환 집권계획 있었다"

입력 2021-05-18 19:54 수정 2021-05-18 21:36

전두환 거짓말 뒤집는 정호용 '5·18 진정서'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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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거짓말 뒤집는 정호용 '5·18 진정서' 입수

[앵커]

반대로 시대를 외면하고 또 세대에서 잊혀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월 광주를 짓밟았던 책임자들입니다. 그 가운데 이른바 '광주 학살 5적'으로도 불렸던 정호용 전 특전사령관이 입을 열었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씨와 육사 동기로 신군부와 5공 정권의 핵심이었던 그는 5.18 때 광주에 갔었고 또 3천여 명의 공수부대원들이 정씨의 부하였습니다. 그 뒤엔 5.18을 진압한 공로로 훈장까지 받았고 1997년에 내란목적살인죄로 징역 7년이 확정됐습니다. 1년 반 전만 해도 이렇게 12.12를 맞아 전두환 씨와 만찬을 했던 그가 석 달 전 5.18 진상규명위원회에 낸 진정서를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5.18의 주범으로 몰려 억울하다고 주장하면서 전두환 씨의 주장을 뒤집었습니다. 전두환 씨는 그동안 대통령이 될 생각이 없었다고 말해 왔지만 당시에 이미 집권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먼저 봉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전두환 씨는 대통령이 되려는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해왔습니다.

[전두환 (2012년 3월, 예일대생 자택 방문) : 원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 하는 이런 목표가 있어 가지고 대통령이 됐으면 내가 훨씬 더 잘했을 거야.]

회고록에서도 자신이 대통령이 된 건 권력 의지가 아니라, 운명적인 선택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집권 계획이 없었단 겁니다.

그런데 전 씨의 최측근이자, 5공의 핵심인물, 518 당시엔 특전사령관이었던 정호용 씨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정씨가 지난 2월, 518진상규명위원회에 제출한 진정서입니다.

정씨는 "나는 5공 집권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모른 채 특전사령관을 맡았다" 또 "518이 끝나고야 오래 전부터 집권 시나리오가 준비되고 있었단 감을 잡았다"고 적었습니다.

20장 문건에 집권 시나리오란 단어가 6번, 집권 계획이란 단어는 1번 등장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1980년 2월,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얘기를 하던 중, "참모들이 정당 창당을 하는데 어디서 자금을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직접 들었단 겁니다.

당시 특전사 보안반장이었던 김충립 씨는 돈을 구해오란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백방으로 뛰었다고 말합니다.

[김충립/80년 당시 특전사 보안반장 : 그러니까 이제 당을 새로 하나 만들어야 되는데, 새로운 당을 새로 구성해야 되는데 자금이 필요한데 있느냐 하고 몇 사람 만나보니까 한 사람은 100억, 한 사람은 50억, 한 사람은 30억 해서 180억이 모아졌어요. 그 모아진 쪽지를 써가지고 정 사령관에 드리고 이걸 전 대통령한테 직접 주세요.]

정호용 씨는 그러나, 보안사 비서실장 허화평 씨가 모금 사실을 눈치 채면서 창당 작업이 멈췄다고 적었습니다.

정씨는 집권 시나리오는 허화평, 허삼수, 허문도가 주도했고, 자신은 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전한 책임 회피지만, 신군부 안에서 이런 균열이 일어난 건 41년 만에 처음입니다.

518진상규명위는 조만간 정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PD : 라정주·오승렬·남동근 / 영상디자인 : 이정회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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