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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호남압승·더민주 제1당…광주민심 '복잡'

입력 2016-04-1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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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호남압승·더민주 제1당…광주민심 '복잡'


국민의당 호남압승·더민주 제1당…광주민심 '복잡'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을 밀어내고 호남에서 압승한 것과 더민주가 원내 제1당 자리에 오른 모습을 지켜본 광주의 민심은 만감이 교차했다.

원내 1당과 호남 완패 모두 충격적인 결과라는 의견 속에 광주 시민들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을 환영하면서도 이번 총선의 흐름을 호남만 쫓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국민의당에는 격려와 함께 '민심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더민주와 마찬가지로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14일 오후 거리에서 만난 광주 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에 오른 것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선 충격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설계사 박모(43)씨는 "새누리당의 과반을 막은 것도 상당한 선전이라 생각하고 잠들었다"면서 "자고 일어나니 더민주가 제1당이 돼 있어 꿈이 덜 깼나 싶었다. 국민을 무시하며 오만했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모(37)씨도 "선거에서 얼마 만에 통쾌함을 느끼는지 모르겠다"며 "국민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더민주가 잊지 않아야 한다. 승리에 취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만이 전체적인 선거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점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왔다.

광산구 수학학원 강사 이모(42)씨는 "선거 결과 방송 지켜보면서 새누리한테 이겼는데도 기쁘지 않았다"며 "전국적으로 호남만 녹색이고 나머지는 빨간, 파란색이었다. 소외받고 있는 호남이 더 소외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의원들이 추구하는 정치세력에 호남을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결국 무소속 의원들이 새누리당으로 복당하면, 국정운영의 키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민주의 호남 완패의 원인으로 '공천 문제'를 지적했다.

광주의 한 대학원에 다니는 김모(33·여)씨는 "공천 떨어지고 반발해서 나온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국민의당인데 더민주에서 워낙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들을 공천하다 보니까 반사이익으로 녹색 바람이 분 것"이라며 "더민주가 제대로 공천했다면 호남에서도 최소 4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한모(29)씨는 "더민주가 호남에서 압도적으로 패한 요인은 '후보들의 경쟁력 부재'와 '김종인 대표의 국보위 이력과 셀프공천 논란'이 가장 크다"며 "종편에서 만든 반 문재인 정서와 호남홀대론이 중·장년층에게 통했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강모(37)씨는 "더민주가 호남을 홀대하고 있다는 여론이 선거 판도를 흔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더민주에서 제대로 된 선거전략을 펼치고 능력 있는 사람을 많이 공천했다면, 호남에서도 손을 들어줬을 거다. 더민주가 호남에서도 당선인을 많이 배출해서 제1야당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광주와 전남지역의 민심이 녹색바람을 일으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무원 최모(28)씨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지역민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고, 그에 따른 정책도 펼치지 못 했다"며 "새로운 변화를 바라기 때문에 국민의당으로 표심이 쏠린 것이다. 야권이 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남광주시장에서 만난 상인 이모(62)씨는 "앞선 총선 때도, 대선 때도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자는 심정'으로 더민주에 투표했지만 바뀐 것은 없고 우리 삶만 더 팍팍해졌다"며 "시장 상인들이 이번에는 매를 들자고 하더라. 앞뒤 안 보고 3번을 찍었다"고 말했다.

호남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당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택시기사 정모(57)씨는 "새누리도 싫고 더민주도 싫은데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3번에 표가 몰린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새누리 2중대 역할을 하다가는 내부 분열이 있을 거고, 지역민들이 조만간 후회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된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위한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신모(28·여)씨는 "호남 지역민들이 국민의당이 좋아서 뽑아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광주에서 전 석을 내줄 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더민주가 제1야당으로서 체질을 개선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거라고 본다. 또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엄중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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