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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광화문 떠난 세월호 천막…'기억 공간'으로

입력 2019-03-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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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이 오늘(18일) 모두 철거됐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석 달만인 7월, 유족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쳤는데요, 약 5년이 지난 오늘 아이들의 영정과 추모의 글이 있었던 이곳 천막은 완전히 사라지게 됐습니다.

약 30여 명의 인부가 도착하면서 본격적으로 철거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멀리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세월호 천막 주변에 보호선을 치고 그 안에서 철거작업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호선 바깥에는 일부 세월호 유족들이 철거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철거를 앞둔 어제 이른바 '이운식'이 열렸는데요, 원래 영정을 옮기는 것은 '이안식'이라고 하지만 아직 영정을 모실 곳이 정해지지 않아 '이운식'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리자 유족들은 희생자들의 영정을 건네받아 준비된 상자 안에 차곡차곡 넣었는데요. 참았던 눈물을 끝내 쏟아내고 말았습니다. 영정이 담긴 상자는 운구차에 실려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로 옮겨졌는데요. 아직 안치장소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 장준영 군의 아버지 장훈 씨는 희생된 아이들에게 잠시만 집으로 가자고 말합니다.

[장훈/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어제) : 우리 아들아, 딸아, 이제 가자. 저 조그만 사진틀 안에서 예쁘게 웃고 있는 아가들아. 엄마 아빠의 가슴에 안겨 이제 잠시만 집으로 가자. 이곳에서 밥을 굶고, 머리를 자르고, 눈물과 절규로 하루하루를 보낸 우리 엄마 아빠들 지켜보느라 고생 많았다. 집에 가서 예쁘게 단장하고 다시 오자. 사랑하는 내 아들, 내 딸들아.]

추모 낭독을 듣고 유족들과 참석자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장훈 씨는 유족들이 힘겹게 농성을 하는동안 함께해준 시민들께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장훈/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어제) : 지난 5년간 이곳에서 우리들은 진상규명을 외치며 단식을 했고, 삭발을 했고, 물대포에 맞아가며 싸웠습니다. 그 모든 순간마다 이곳에서 저희의 손을 잡고 아픔을 위로하며 함께 싸워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지난 5년동안 이곳에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반대 단체들로부터 욕설과 비난을 듣기도 했고, 단식 투쟁할때는 옆에서 치킨과 피자를 먹으며 조롱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외치며 삭발투쟁도 벌였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을 직접 찾아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김영오/세월호 유가족 (2014년 8월 16일) :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 제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기도해주세요. 제가 편지 하나 전해드려도 되겠습니까. 잊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세월호.]

세월호 천막이 철거된 이곳에는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공간이 조성됩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다음달 12일에 공개될 예정인데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기억하고 대비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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