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펄 벅의 소설 '대지', 그리고 구약성경을 보면 무시무시한 메뚜기떼의 습격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현실이 됐습니다. 러시아에서 참새만 한 메뚜기떼가 날아와 비상 사태가 선포됐다고 합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얼핏 새들이 날아가는 것 같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메뚜기입니다.
몸길이가 8cm, 날개를 쭉 펴면 12cm나 돼 몸집이 거의 참새만 합니다.
화가 난 주민들이 메뚜기들을 향해 신발을 던지고 빈 페트병을 치며 쫓아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농장마다 습격을 당해 농작물들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표터 스테판첸카/현지 농부 : 애써 다 키운 옥수수인데 아무것도 안 남았잖아요. 잎사귀부터 줄기까지 다 먹어 치웠어요.]
기이한 이 메뚜기떼는 올여름 들어 러시아 남부를 계속 옮겨 다니면서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피해 면적이 8km²로, 여의도의 두 배가 넘습니다.
공중에서 살충제를 뿌려도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족족 빠르게 이동해 버려 잡을 길이 없습니다.
메뚜기 떼의 습격은 러시아에선 30여 년 만의 일인데, 현지 언론들은 지구 온난화로 생태계 균형이 깨진 게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