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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름에도…'천원의 행복' 지키는 낙원동 사람들

입력 2020-06-28 20:17 수정 2021-07-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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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200원만 있으면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커피 한 잔, 거기에 책 한 권 사서 이발소 들렀다가 막걸리 한 잔에 시름을 놓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서울 낙원동입니다.

모두가 힘든 코로나 시대에도 이런 '천원의 행복'을 지키고 있는 그 곳에 이주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70년 대물림한 서울 낙원동 국밥에선 추억의 맛이 납니다.

[장병만/서울시 수유동 : 이걸 먹으려고 여기까지 온 거예요. (어디에서 오신 거예요?) 수유동이요.]

[손님/충남 천안시 : 40년 700원 할 때부터 왔구나 옛날 그 맛 그대로예요.]

국내산 소뼈와 우거지로 10시간 이상 끓여낸 이 국밥의 가격은 2천 원입니다. 맛도 있습니다.

[권영희/'소문난 국밥집' 사장 : 돼지고기는 안 써요.]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로 입가심을 하고 헌책방에 들렀습니다.

[이은상/길거리 헌책방 운영 : 마음에 드시면 무조건 천 원 이천 원 다 깎아 드립니다. 꼭 보실 분들은 그냥도 드려요.]

이발도 염색도 5천 원짜리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왕영생/서울시 천호동 : (다닌지) 10년 넘었어요. 천호동에서 셋이 다녀요. 삼총사. 한 달에 한 번씩.]

천 원짜리 술 한 잔에 시름도 잊습니다.

['잔술집' 손님 : 내가 대장암 99년도에 수술받고 술 먹은 지 딱 3년 됐어.]

1천 원짜리 막걸리 한 잔이면 부추전과 감자, 멸치 등 이 모든 안주가 공짜입니다.

하지만 몇천 원으로 누리는 천국, 낙원동도 코로나 19를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용흠/이발사 : 잘 될 때는 (손님이) 한 200명씩 나왔죠. 현재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놀아요. 손님들이 없으니까.]

[김순임/'황태 해장국집' 사장 : 월세가 165만 원. 올려 버렸어. 여기가 86만 원이었는데 따블로 올려버렸어.]

하지만 다 같이 힘든데 가격은 못 올리겠다는 낙원동 터줏대감들입니다.

[권영희/'소문난 국밥집' 사장 : 그동안 우리 집에 온 손님들 내가 서비스 차원으로 지금 하는 거예요. 안 올리고. 내 집이고 내가 하니까. 인건비만 나오면 그냥 좀 버텨 보려고 하지요.]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이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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