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90년생 허경민·정수빈 우승 밥상 잘 차렸다

입력 2015-10-31 17:5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90년생 허경민·정수빈 우승 밥상 잘 차렸다


90년생 허경민·정수빈 우승 밥상 잘 차렸다


'미라클' 두산 베어스의 2015 한국시리즈 우승에 빼놓을 수 없는 콤비가 있다. 90년생 동갑내기에다가 2009년 입단 동기인 허경민과 정수빈이다.

올해 풀타임 5년차를 맞는 정수빈은 이미 두산의 중견수 겸 리드오프로 자리잡았다. 중심선수의 활약은 예상해 볼 만 했다. 그보다 놀라웠던 것은 허경민의 맹활약이었다.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사령탑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다. 2015 포스트시즌 두산의 미친 선수는 허경민이었다.

정수빈의 입단 동기였지만 빛은 늦게 봤다. 올 시즌이 돼서야 그는 타율 0.317에 41타점 64득점으로 활약하며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허경민의 기대 이상의 활약에 3루수 수비를 기대하고 영입했던 데이빈슨 로메로의 쓰임새가 없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허경민의 '진짜' 2015년은 10월부터 시작됐다. 포스트시즌에 들어 정수빈의 뒤에서 2번타자 역할을 하며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그의 이번 포스트시즌 타율은 0.425(54타수 23안타)였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5타수 8안타로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도 20타수 6안타로 3할을 기록했다.

허경민의 방망이는 한국시리즈에서 더욱 뜨거웠다. 4차전까지 15타수 9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가을에만 23안타를 때려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종전 21개·2001년 안경현 외 2명)을 새로 썼다. 5차전에서는 비록 안타 추가에 실패했지만 당분간 한국 야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허경민에게는 기록 이면에 숨겨진 진가가 있다. 바로 작전수행능력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그는 침착하게 번트를 성공시키며 팀을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었다. 김태형 감독 또한 "본인이 항상 작전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가장 뜨거운 선수이면서도 매번 아쉽게 경기 MVP에서 동료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4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팀이 역전패를 당하며 물거품이 됐다. '감투'는 없었지만 두산의 수훈 선수로 꼽아도 손색이 없었다.

리드오프 정수빈도 제 몫을 다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176(17타수 3안타)로 주춤했지만 플레이오프부터 살아났다. 타율 0.350(20타수 7안타)에 2타점 5득점으로 중요한 순간에 출루해 분위기를 가져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1차전에서 손가락을 다쳐 6바늘을 꿰매고도 4차전 지명타자로 나와 제 역할을 다 했던 대목이었다.

두산은 한수 위 전력이었던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안방마님' 양의지가 발가락 미세 골절상을 당하는 악재를 만났다. 양의지는 4차전부터 '진통제 투혼'을 펼쳤고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정수빈의 '붕대 투혼'이 있었다. 손가락에 단단히 붕대를 감고 4차전에 나가 2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을 하며 리드오프 역할을 톡톡히 했던 그는 경기를 마치고도 "중요한 순간을 위해 수비 연습을 하겠다"며 투혼을 보여줬다.

5차전에서 그는 비록 수비 기회는 없었지만 우승을 자축하는 3점포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동기와 함께 했기에 기쁨이 더 컸다. 정수빈이 부상으로 수비를 보지 못하면서 다른 동기였던 박건우도 한국시리즈 최종전 라인업에 들었다. 2009년 함께 입단해 줄곧 한솥밥을 먹어 온 친구들이 라입업 세 자리를 함께 채웠다.

당장 우승 뿐만이 아니다. 두산의 미래를 봤을 때에도 기분 좋은 신호다. 현재 두산 야수진의 중심은 2006년 입단 동기들인 김현수(신고선수), 민병헌, 양의지다. 자연스럽게 3년 터울로 또 다른 든든한 축이 생겼다. 두산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