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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장례까지 포기하려 했는데…" 유족의 이야기

입력 2021-01-14 21:15 수정 2021-01-1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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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론 마지막 길 만큼은 외롭게 하지 않으려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가난과 싸워야 하는 탓에 마음이 현실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취재진은 장례를 포기하려 했던 유족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A씨는 지난 연말 노숙 생활을 하던 형이 숨졌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10년 만에 들은 형의 소식이었습니다.

[A씨 : 빌딩에서 추락사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2층에서 떨어졌다는데.]

어릴 적부터 형편은 좋지 않았고, 어른이 된 뒤엔 각자의 삶에 쫓겼습니다.

[A씨 : 저도 일용직 비슷한 일을 해요. 코로나 영향으로 현재 일감이 없어서 놀고 있습니다.]

형의 사망 소식과 함께 날아든 건 2000만 원짜리 병원비 청구서였습니다.

[A씨 : (돈을)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죠.]

형을 가슴에 묻으려다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장례를 치렀습니다.

[A씨 : 처음에 (장례를) 포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병원도 못 가 보고. 보면 더 마음이 아플까봐.]

화물 운전을 하는 B씨는 지난해 7월 형의 사망 소식을 들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일이 끊어져 생계가 막막한 시기였습니다.

지금껏 다른 가족의 장례를 혼자 힘으로 치렀지만, 이번엔 지자체 공영장례에 맡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유족이 사망한 가족을 포기하는 이유는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 때문입니다.

[김민석/나눔과나눔 팀장 : 빈곤한 삶을 살았던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는 그 가족분들도 빈곤하신 경우가 많죠.]

서울에서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장례를 치른 숫자는 2019년 434명에서 지난해 667명으로 50% 이상 늘었습니다.

이렇게 빈소를 지원해 공영장례를 치르는 지자체는 전체 226곳 중 107곳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무연고 사망자 상당수는 빈소도, 애도의 시간도 없이 곧장 화장터로 향합니다.

[A씨 : (포기하는 이유는) 다 경제적이겠죠. 그 사람들이라고 마음이 안 아프겠습니까?]

(VJ : 박상현·남동근 / 영상디자인 : 조승우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신귀혜·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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