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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자위권 발동 강조"…'전두환 5·18 개입' 문서 발견

입력 2017-04-04 18:15 수정 2017-04-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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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발포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이 역사 왜곡 논란을 낳고 있다는 소식을 어제(3일) 저희가 전해드렸는데요. 이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군 관련 기록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무력 진압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오늘 국회 발제는 이 문제를 놓고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솔직히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전두환 회고록'을 다루는 게 마음이 좀 불편합니다. 왠지 제가 책장사 해주는 것 같아서 말이죠. 심지어 저도 오늘 방송준비 하느라, 시중에 나온 회고록 1권을 거금 2만3천원 주고 구입했습니다. 어찌 됐든 책이 팔려서 인세 수입 좀 들어오면, 1천억원 대에 달하는 미납 추징금을 갚는 데 쓰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난 광주사태의 희생양이다" "난 발포명령 안 했다", 거의 '아무말대잔치' 수준의 주장들의 유효기간 말이죠. 특히 "광주사태 때 계엄군 투입과 현지에서 작전지휘에 내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으려는 집요한 추궁이 전개되었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완전 발뺌, 증거를 통해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오늘 자 한겨레신문이 문건 하나를 공개했는데요, 80년 5월 21일 육군 회의 자료입니다. 바로 이날 이 회의에서, 광주 주둔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 조치가 결정되는데요, 마침 이날이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발포가 시작됐던 날이기도 하죠.

아무튼 이 문건 제목, '광주권 충정 작전 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이고요. 그 밑에 '국방장관, 총장, 군사령관, 합수본부장, 이 합수본부장이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죠. 수경사령관, 특전사령관, 육사교장'이라는 손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건에는 '전 각하'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의 워딩도 나옵니다. 이렇게 말이죠.

[전 각하/음성대역 (자료제공 한겨레) :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는 군인복무규열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

생각해보십시오. 당시 군 수뇌 중에 전 씨 성을 가진 사람, 누구였겠습니까. 또 이미 앞선 해 12.12사태를 통해 군 실권을 장악했던 만큼, '각하'라는 대접받을 정도의 사람, 전 전 대통령뿐이었을 겁니다. 결국 시민군 저항을 받게 되면 자위권 차원에서 발포해도 좋다고 명령을 내린 겁니다.

'전두환 회고록' 382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당시 나는 계엄군의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지시하거나 실행하기 위한 그 어떤 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었고 참석한 일이 없다"고 말이죠. 그러면 방금 소개해드린 '5월 21일 회의록'은 무엇이며, '전 각하'는 누구란 말입니까.

회의록에서는 본인이 이제서야 침묵을 깬 이유를 밝힙니다. 본인의 명예회복도 중요하고, 또 "'국민을 학살한 군대'라는 오명을 덧씌운 대한민국 군인들의 명예를 되찾아줘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억지와 변명이 아닌 진솔한 사과와 반성이 있을 때, 진정한 명예회복도 가능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좋습니다. 본인 말처럼 '희생양이었고, 책임이 없다' 치면, 대통령이 되고 나서 광주의 아픔을 나몰라라 방치했던 이유는 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지적에 대해선 또 이렇게 말하는군요.

[전두환 회고록 384p (음성대역) : 중첩해있는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하는 일이 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해 광주 문제에 매달릴 수는 없었다.]

다시 말해 "나랏일로 공사다망하셔서, 광주시민 돌볼 겨를이 없었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자위권 발동 강조"…전두환 5·18 개입 문서 발견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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