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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결전' 샌더스 vs 트럼프 돌풍…공통점과 차이점

입력 2016-01-31 14:19

공통점은 백인· 분노 · 열정
샌더스 지지자는 불평등과 양극화 우려
트럼프 지지자는 미 안보 위협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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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지지자는 불평등과 양극화 우려
트럼프 지지자는 미 안보 위협 걱정

'아이오와 결전' 샌더스 vs 트럼프 돌풍…공통점과 차이점


'아이오와 결전' 샌더스 vs 트럼프 돌풍…공통점과 차이점


'아이오와 결전' 샌더스 vs 트럼프 돌풍…공통점과 차이점


'아이오와 결전' 샌더스 vs 트럼프 돌풍…공통점과 차이점


올해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공화당 유력주자인 도날드 트럼프가 일으키고 있는 거센 돌풍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미 대선에서도 여러 번 돌풍이 일었지만 트럼프와 샌더스처럼 각 당의 주류와 거리가 먼 일종의 '돌발후보'가 지속적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든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레이스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와 샌더스 두 후보가 만들어내는 돌풍의 원인과 그 차이점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미국인들은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크게 왜곡돼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믿는다. 샌더스와 트럼프가 일으키고 있는 돌풍은 그동안 누적된 미국민들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두 사람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미국을 바로 이끌 수 있는 힘과 비전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한다.

샌더스와 트럼프 지지자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백인이고, 여성들의 비중이 조금 더 많다는 점이다. 트럼프와 샌더스 후보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는 모두 자신들의 지지 정당과 다른 후보들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잉태된 것이다.

샌더스와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엔 강한 열정과 희망이 감지된다. 지지자들은 두 후보가 미국 사회의 망가진 시스템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두 후보는 미국의 기존 정치 질서에 신세를 지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나중에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는 '수퍼 팩(super PAC·미국 연방선거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무제한으로 선거 자금을 지원하는 조직)'의 신세도 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어떤 후보들도 지금처럼 강한 열망을 지닌 지지자들을 확보한 적이 없었다.

차이점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불평등과 양극화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점증하는 미국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테리리스트들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다.

NYT와 CBS뉴스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실시된 여론조사는 두 사람 지지층 간 재미있는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다양한 연령층에 걸친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자 10명 중 8명은 대학 졸업장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이다.

샌서스의 지지층은 주로 젊은 세대들과 리버럴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샌더스 지지자들은 43%가 대졸 학력 이상이다. 퀴니피악 대학 여론조사 연구소의 피터 브라운 부소장은 "샌더스 지지자들은 젊다. 아주 자긍심이 강하고 리버럴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NYT와 CBS뉴스 공동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들의 불만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2010년부터 점점 고조되기 시작했다. 공화당 내 불만이 민주당에 비해 조금 더 강하고, 백인들의 불만이 흑인들에 비해 강도가 더 높다. 불만의 비율은 전체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민들 사이에 쌓이고 있는 이런 불만들이 트럼프와 샌더스에 대한 열광적인 지지 현상을 낳고 있는 것이다. 아이오와 유권자들과 인터뷰를 하다보면 이런 불만들이 부글부글 표출되는 걸 느낄 수 있다.

지난 24일 아이오와 파이에트에 사는 알렉스 커티스(19)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멀리 네브라스카에서 샌더스를 보기위해 6시간이나 차를 몰고 달려 왔다며 "샌더스는 나의 모든 신념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그는 미국의 꿈을 다시 회복시키고 계층 간 이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인 토비 리처드(50)는 "돈으로 매수할 수 없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으로 참신한 일이다. 트럼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인물이다. 지금 그가 내놓는 공약들은 돈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를 지지한다는 응급의료 대원 저스틴 홀리한(31)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경제 불평등이 미국을 혁명적 상황 혹은 경찰국가로 몰고 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샌더스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사바나 그라나한(52)는 "이 나라는 정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은 무소불위의 힘을 지닌 돈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소 경비원이었다는 에스터 토니(71)는 "정말 극도로 화가 난다. 정치인들은 자기 잇속만 챙기는 사람들이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방안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어떻게 하면 정치기부금을 많이 챙길 것인지만 궁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정치기부금 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트렸다. 현행 제도 아리에서는 정치인들이 오로지 기부금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샌더스 지지자인 신 볼튼(42)은 "우리의 의료제도를 한 번 보자. 누가 그 제도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내가 장담하지만 그 규정들은 보험회사들과 제약회사들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샌더스와 트럼프 진영 모두 힐러리 클린턴을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는 두 사람이 다르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클린턴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비난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클린턴이 오바마의 정책을 이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의 사람들은 트럼프가 재정문제를 개선하고 협상 능력에서 앞선다고 주장한다. 샌더스 진영에서는 일반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와 샌더스에게 쏠리고 있는 뜨거운 염원은 과연 클린턴이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등 전통적인 양당 정치인들의 힘을 넘어설 정도로 강한 것일까? 여러 가지 면에서 두 사람에 쏠렸던 표심은 다른 후보에게 전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아주 독립적이고 신념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지지자들이 아닌 것이다. 만일 두 사람이 클린턴이나 크루즈를 꺾지 못할 경우 두 사람을 지지했던 표심은 11월 대선에서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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