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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앞둔 새정치연합, 계파 갈등에 '사면초가'

입력 2014-12-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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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2·8전당대회(전대)를 앞두고 당 안팎에서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빅3'로 꼽히는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이 전대룰을 결정하는 비상대책위원인 탓에 '선수가 심판까지 본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전대룰을 두고도 계파 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신당 창당론까지 거론되며 새정치연합은 친노(친 노무현)대 비노(비 노무현) 간 갈등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든 형국이다.

◇전대룰, 선거인단 구성은 어떻게?

새정치연합은 현재 게임의 룰을 놓고 계파간 입장차가 팽팽하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선거인단 구성 문제다. 선거인단 구성은 권리당원과 대의원, 일반국민 및 일반당원의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핵심이다.

일반국민의 지지기반이 가장 넓은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서는 3(권리당원):4(대의원):3(일반국민 및 일반당원)으로 구성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비노(비노무현) 측에서는 권리당원을 중시하는 5:3:2 구성비율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가장 탄탄한 정세균계에서는 대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3:5:2를 선호하고 있다.

절충안으로 권리당원 비율을 소폭 확대하고 일반국민 비율을 소폭 축소한 3.5:4:2.5 구성비율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전당원투표제'(권리당원에게 100%) 도입도 나오고 있다.

경선 후보 난립을 방지하는 컷오프에 대한 윤곽도 나왔다. 전준위는 현실적으로 TV 토론과 순회연설 등을 감안해 당대표 3~4명, 최고위원 7~8명선에서 컷오프를 적용할 계획이다.

당권-대권 분리론의 경우엔 현행 당헌·당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소수 의견이고 특정 후보자를 겨냥하고 있다는게 이유다. 현행 당헌 제25조에는 당대표가 대권에 나갈 경우 대선 1년전에 사퇴하도록 돼 있다.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5일 전준위 전체회의를 열고 전대룰을 확정할 것"이라며 "17일 (전대에 출마하는) 비대위원들이 사퇴한 뒤에 19일 새롭게 비대위가 구성되면 그날 비대위와 당무위를 열어 당헌·당규 개정사항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성 문제로 시비가 제기되는 건 모양이 좋지 않다"며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먼저 제안을 했고 새 비대위가 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대룰 결정과 관련해선 "15일 전체회의에서 합의처리를 하겠지만 (합의가) 안되면 표결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17일, 당권 후보 가시화의 분수령

문 위원장은 오는 17일 '빅3' 비대위원직의 일괄 사표를 받을 예정이다. 이들의 사퇴는 곧 출마를 의미하는 만큼 비노 측의 후보도 본격 전대 '링' 위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내대표가 "출마할 경우 정말 확실하게 도와드릴 생각"이라며 김 전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김 전 의원은 출마를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선수들이 속속 경기장에 입장하면 저도 어떻게든 (입장을) 정리하지 않겠냐"며 17일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4선의 당 중진인 추미애 의원은 계파 청산을 목표로 내세우며 "새해 희망차게 가다듬고 갈 수 있는 정치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사실상 전대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김동철 의원도 "정치생명을 걸고 당 대표직에 도전하겠다"며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빅3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전대 레이스를 앞두고 진용 꾸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문 의원 측은 국회 인근에 캠프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계파주의 탈피를 위해 개방성과 다양성을 화두로 캠프를 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도 실무진 구성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캠프 사무실은 정 의원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가 있는 국회 앞 금영빌딩에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잇다. 국회 앞 대하빌딩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대하빌딩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거 캠프로 썼던 명당자리로 '제왕의 기운'이 서린 곳으로 유명하다.

◇군웅할거(群雄割據)의 최고위원, 치열한 세력 다툼 예고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후보에는 10여명이 거론되며 그야말로 군웅할거의 형국이다. 나아가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하는 후보 중 일부가 최고위원 출마로 기수를 돌릴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선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

원내대표 출신인 전병헌 의원은 유력한 출마 후보로 손꼽힌다. 또 3선의 오영식·최재성·주승용·변재일 의원과 재선의 노웅래 의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의원들 중에선 전해철·박홍근·황주홍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거론된다.

김태년 의원과 전해철 의원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여성 중에서는 유승희 의원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가장 면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정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제1야당의 야성을 되찾고 정권을 되찾아 오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며 "대한민국에 강한 야당이 살아있다는 것을 당당히 보여주고 박근혜 정권과 정면승부해서 정권을 되찾아 오는데 이 한몸 바치겠다"고 밝혔다.

다만 후보가 난립돼 있는 만큼 계파별 지지 세력을 모으기 위한 단일화 가능성도 열려있다.

◇안팎서 '창당' 거론

전대 출마 후보들은 모두 계파 갈등이 당 위기의 제1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계파 구도가 전대까지 이어져 갈등을 봉합하지 못할 경우 신당 등장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전대가 친노 대 비노 구도로 가면 당의 미래가 없다"며 "계파 구도를 깨지 못하면 제3세력, 대안세력이 만들어질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최근 각계각층에서 좋은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정권 교체가 가능한 상황을 만들 수 있고 거기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전 의원 역시 "당원이 아닌 한 국민으로써 정치권 밖의 나라를 걱정하는 인사들이 신당을 하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야당의 무기력한 상태를 가지고는 다음 총선이든 대선이든 거의 가망이 없어 보인다. 당을 쇄신하든지 아니면 정말 당 밖에서 어떤 새로운 세력을 만들든지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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